“비나이다 비나이다”
▲ 이호준(왼쪽), 김동주 | ||
두산 김동주와 SK 이호준은 이번 가을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김동주는 이미 대박 계약이 예고된 선수다. 올시즌에도 타율 3할2푼2리, 19홈런, 78타점으로 제 몫을 충실히 해냈다. 가뜩이나 좋은 타자로 평가받고 있는 마당에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면 김동주의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FA 시장에 나갔을 때에도 ‘팀을 우승시킨 타자’라는 간판을 내걸 수 있다. 당연히 몸값은 올라간다. 올시즌을 끝으로 두산을 떠날 수도 있다. 마무리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싶어 하는 게 당연.
SK 이호준도 FA 시장에서 높은 몸값이 예상된다. 김동주에 비하면 덩치가 작겠지만 꽤 규모가 큰 계약을 할 게 틀림없다. 이호준은 올해 3할1푼3리, 14홈런, 71타점으로 알짜배기 성적을 남겼다. 정규시즌 1위 팀의 4번 타자였다. 이호준의 한국시리즈 우승 열망이 큰 것은 김동주와 같은 이유에서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다. 96년 해태에서 데뷔한 이호준은 그 해, 그리고 이듬해인 97년 소속팀의 우승을 지켜봤다. 기쁘긴 했지만 당시엔 주전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이후 소속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었으니 이호준의 간절함은 당연한 것이다.
이밖에 두산 안경현과 SK 김재현도 이번을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안경현은 70년생이다. 우리 나이로 서른여덟 살이다. 올해 시즌 중반 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했지만 수술 없이 단순 재활을 하면서 시즌을 뛴 것도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SK에선 김재현이 우승에 한이 맺혔다. 2000년대 들어 골반 쪽 뼈가 썩는 희귀병에 시달리느라 수비를 못하는 반쪽 선수로 전락하면서 차츰 명성을 잃어갔다. 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독기를 품었다는 후문이다. 김재현에게도 선수로서 남은 이번이 마지막 시리즈가 될 가능성이 있기에 놓칠 수 없는 한판이다.
이주영 야구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