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 무게 실감 심판들이 밉기도…
―쭉 얘기를 듣다 보니 주장에 대해 ‘한’이 많은 것 같다.
▲‘완장’ 버리고 때려치우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꾹 참았다. 도망자가 되고 싶지 않아서다.
―선수들에게 욕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는데 후배들은 그런 이을용을 어떻게 생각했을 것 같나.
▲휴가인 데도 술 먹자는 놈이 한 명도 없다. 그걸로 알 수 있지 않나.
―주장하고 나서 손해 본 게 있다면.
▲이전에는 심판들과 사이가 좋았다. 그런데 올시즌부터 심판들이 날 싫어한다. 나도 가끔은 심판들이 싫을 때가 있다.
―대전과 게임하면서 고종수를 눈여겨봤을 텐데.
▲이전처럼 뛰는 양이 좀 모자랐지만 볼 센스는 여전하더라. 그러나 더 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김호 감독님과 언론에서 많이 용기를 북돋워주고 있지만 더 열심히 운동하고 고통을 극복해 나간다면 예전의 고종수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경험을 통해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 같아 보기 좋다.
―절친한 안정환의 우여곡절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나.
▲정환이는 마음 고생이 많았다. 가끔씩 통화는 하는데 (진로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다. 그래도 그 녀석은 애가 한 명인 데다 와이프도 돈을 버니까 괜찮지만 난 애가 셋인 데다 와이프는 산후조리 중이다. 힘들어도 내가 더 힘들다^^.
―딸을 낳고 싶었나.
▲정확히 맞혔다. 아들만 둘이라 항상 딸이 그리웠는데 결국 소원 성취했다. 이숙(와이프) 만세!!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된 소감은.
▲정신없다. 휴가가 휴가가 아니다.
―아들 태석이가 슛돌이 2기로 맹활약했다. 계속 축구를 시킬 생각인가.
▲공부를 시키고 싶다. 축구선수로 속 끓이는 건 나 한 명으로 족하다.
―후배 선수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휴가 동안 ‘바람’ 확 빼고 겸손의 미덕을 배우고 스타가 됐다는 착각을 버려라.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