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문제 상담하다 ‘쪽쪽’…아이에게 딱 걸렸다
주드 로는 2005년 시에나 밀러와 신혼생활 기간 유모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들통나 밀러에게 공개사과를 했다.
이혼한 상태였지만 주드 로는 양육 문제엔 철저했다. 이때 새디 프로스트는 새 유모를 고용하는데 2005년 당시 26세였던 데이지 라이트였다. 화가 아버지를 둔 그녀는 중산층 출신으로 전통적인 기독교 교육을 받은 여성이었다. 대학에 진학했지만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 채 자퇴했고, 아시아와 지중해 지역을 여행한 후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그녀의 친구 중 한 명이 새디 프로스트의 개인 비서였는데, 이 인연으로 라이트는 주드 로의 아이들을 돌보게 됐다. 라이트의 임무는 주말 밤에 아이들을 편안히 재우는 것. 런던 북부에 있는 주드 로와 프로스트의 집을 격주로 오가며 아이들을 돌보았다.
스칼렛 요한슨, 니콜 키드먼 등과 잠시 사귀긴 했지만, 새디 프로스트와 이혼한 후 주드 로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은 시에나 밀러였다. 뉴욕 출신의 이 배우는 단역 시절 <나를 지켜줘, 알피>(2004) 현장에서 주드 로를 처음 만났고 그들은 곧 사랑에 빠졌으며, 2004년 12월에 결혼했다.
당시 세 아이는 전처인 프로스트와 주드 로 사이를 오가며 양육되고 있었고, 서너 명의 유모들 가운데 데이지 라이트도 있었다. 사건은 2005년 3월에 터졌다. 당시 주드 로는 미국의 뉴올리언스에서 <올 더 킹스 맨>(2006)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는 세 아이 중 한 명이 자신과 함께 머물기를 원했고, 데이지 라이트는 아이를 데리고 대서양을 건넜다.
사건은 록 밴드 ‘레드 재플린’의 리드 싱어였던 로버트 플랜트의 콘서트를 함께 보러 갔던 날 생겼다. 3월 20일이었다. 숙소인 호화로운 렌트 하우스로 돌아온 그들은 와인 한잔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드 로는 아이들과 항상 함께하지 못하는 괴로움을 털어놓았고, 라이트는 위로했다. 할리우드의 톱스타와 함께 야심한 시간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지만, 이야기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3시쯤 되었을 때 라이트가 자러 가겠다고 하자, 주드 로는 그녀를 끌어당겨 키스를 했고 결국 그들은 첫 섹스를 나누었다.
당시 상황이 이토록 구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었던 건, 데이지 라이트가 2005년 7월 17일, 타블로이드 신문인 <선데이 미러>에 이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고백을 믿는다면, 주드 로는 아이의 유모와 침대는 물론 수영장과 소파와 식탁 등에서 관계를 맺었고, 이런 사실을 시에나 밀러도 알게 되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내가 잘못을 저지른 건 맞아. 그리고 내 잘못을 시에나도 알았으면 좋겠어.” 주드 로의 말이다.
주드 로 자녀의 유모이자 불륜 상대 데이지 라이트.
라이트가 가장 놀랐을 땐, 주드 로의 전처인 새디 프로스트의 비서이자 자신을 이들 부부에게 소개했던 친구의 전화를 받았을 때였다. 친구의 첫 마디는 간단했다. “너 혹시… 주드 로와 잤어?” 라이트는 얼어붙는 것 같았지만 가까스로 상황을 모면했다.
그러나 비밀은 없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루머가 돌았고, 급기야 라이트에게 파파라치가 붙기 시작했고 몇몇 기자들은 직접 전화를 걸어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했다. 결국 그들의 관계는 멈춰야 했고, 라이트는 영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그녀는 새디 프로스트에게 해고당했고, 이후 7월에 거액을 받고 <선데이 미러>에 소상한 내용을 털어놓았다. 서로 즐겼지만 결국 자신만 피해자가 된 상황에 대한 일종의 앙갚음이었다.
기사가 나오자 주드 로는 즉시 인정했고 아내인 시에나 밀러에게 공개사과를 했다. 하지만 밀러는 용서하지 않았고, 결국 그들 부부는 2006년에 별거에 들어갔으며, 밀러는 한동안 마치 복수라도 하듯 대니얼 크레이그와 바람을 피우기도 했다. 자신이 출연한 <카사노바>(2006) 시사회에 참석했을 땐 기자들 앞에서 “싱글녀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하겠어요. 그냥 싱글을 즐기세요”라고 말하기도 했으며, 어떤 인터뷰에선 데이지 라이트가 평생 공포 속에서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악담을 퍼부었다.
한편 데이지 라이트는 밤에 아이들을 재워 주는 걸 전문으로 하는 유모 에이전시인 ‘사일런트나이트 내니’를 설립해 승승장구했고,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주드 로는 2008년 모델 서맨다 버트와의 사이에서 넷째 아이를 얻었다. 시에나 밀러와는 2009년 재결합했지만 2011년에 다시 헤어졌고, , 2015년엔 캐서린 하딩이라는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아 다섯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김형석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