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직후 의붓아버지 지시 받아…키울 수 없어 죽였다”
출산 직후 자신의 아이를 잔혹하게 살해한 나카무라 가즈미(왼쪽)와 의붓아버지 나카무라 에이시. 이들은 십수 년간 성관계까지 맺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후지TV 캡처.
이야기는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학생이었던 가즈미 씨는 어머니가 나카무라 에이시 씨와 재혼하면서 이토이가와(絲魚川)시로 이사를 왔다. 주민 대부분이 나이가 많은 고령자로 60가구가 사는 작은 촌락이었다. 또래 친구가 없던 터라 가즈미 씨는 집에서만 놀았고,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도시로 나가지 않고 집안일을 도왔다.
그러던 어느 날 금전문제로 모녀 사이가 크게 어그러졌고, 가즈미 씨는 올 2월 가출을 감행했다. 지인의 집에 얹혀살고 있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의붓아버지가 상습적으로 찾아와 소란을 피웠다. 의부는 “남의 집 가정사에 참견하지 마라”며 지인에게 폭력을 휘둘러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그날 밤 가즈미 씨가 지인에게 털어놓은 고백은 충격적이었다. “십수 년 전부터 의부와 성관계를 맺어왔고, 2014년에는 남자아이까지 낳았다”는 것.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출산 직후 흉기로 목을 베어 살해했으며 사체는 의부가 어딘가에 유기했다”고 한다. 결국 지인의 설득으로 가즈미 씨가 경찰에 자수하면서 이 사건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의붓아버지는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딸은 살인 혐의”로 각각 니가타현 경찰에 체포됐다. 의부의 집에서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칼이 발견됐으나 아이의 시신은 아직 찾지 못했다. 자수한 가즈미 씨와 달리, 의부는 “모르는 일”이라며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에 “의붓딸과 성관계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일본의 유명작가 우치다 슌기쿠 소설 중에는 <파더 퍽커>란 작품이 있다. 새아버지가 중학생인 의붓딸에게 성관계를 강요하고, 딸이 가출을 결심한다는 것이 주요 줄거리다. 마치 소설을 방불케 하는 사건이 보도되자 인터넷에서는 놀라움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의붓딸이 어린 시절부터 성적학대를 당한 게 아닌지” “입양을 보내거나 시설에 맡기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 어째서 아이를 살해했을까” 등등 의문을 나타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일부 언론에서는 “딸이 오랫동안 의부에게 성관계를 강요당해 왔다”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는지는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에 의하면 “가즈미 씨 모친은 딸의 임신과 출산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쓰는 어머니 앞에서 딸이 헐렁한 옷 등으로 배를 감췄을 가능성도 있는 것 같다.
이웃주민은 “가즈미 씨의 모친은 남편보다 연상으로 재혼할 당시엔 건강했으나, 4년 전쯤 거동이 불편해져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됐다”고 전했다. 그 무렵부터 모친의 말수도 부쩍 줄어들었다. 대신에 “딸인 가즈미 씨와 의붓아버지는 외출이 잦았다”고 한다. 둘이서 쇼핑이나 관광단지에 있는 건강랜드(한국의 찜질방과 비슷)에 가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주민은 “사이가 좋아보였고, 임신한 것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경찰조사에서 가즈미 씨는 “임신에 대해 의논할 상대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붓아버지에게는 낙태를 상담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낙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가즈미 씨는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지 않아 출산 예정일도 확실히 알지 못했다”면서 “출산 직후 의붓아버지의 지시를 받아 아이의 목을 흉기로 내리쳐 살해했다”고 덧붙였다. 아이를 살해한 이유에 대해서는 “키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떨궜다.
한편, 니가타현 경찰은 “용의자 나카무라 씨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아 인근 야산에 시신을 유기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집에서 역까지의 거리가 수백 미터에 불과하나 전철을 탔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여전히 나카무라 씨가 살인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경찰은 신중히 수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시신 발견을 서두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용의자의 집에서 바닷가가 멀리 떨어진 편이 아니라 시신 수색작업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려했던 대로 용의자가 체포된 지 일주일이 넘었으나 사체는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신문>은 5월 3일자 기사를 통해 “경찰이 가즈미 씨가 출산했다고 인정되는 증거를 이미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자녀 5명 살해한 비정한 엄마 몸 팔아 생긴 아이, 낳고 죽이고 묻고… 지난해 7월, 일본 에히메현에서는 30대 여성의 집 벽장에서 유아 사체 5구가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다. 최초로 찾아낸 사체는 출산 직후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후 찾아낸 4구의 사체는 뼈만 남아 있어 성별조차 알 수 없는 상태였다. DNA 감정 결과, 5명 전원은 집에 사는 와카바야시 에미 씨(34)의 아이들로 확인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와카야마 씨의 배가 불렀다 다시 작아졌는데 아이가 보이지 않자, 이를 수상히 여긴 이웃주민의 신고로 사건이 발각됐다”고 전했다. 그리고 첫 공판이 올해 1월 마쓰야마 지법에서 열렸다. 검찰은 “와카바야시 피고가 윤락행위를 거듭해 낳은 아이들을 살해한 뒤 유기했다”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2015년 7월 3일 피고는 집에서 출산 직후 아이의 코와 입을 손으로 막아 질식사시켰고 사체를 비닐 가방 등에 싸서 벽장에 숨겼다. 이에 대해 와카야바시 피고는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기소 내용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마쓰야마 지검은 나머지 유아 4명의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시효 성립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일본 언론보도에 의하면 “마쓰야마 지법은 와카야바시 피고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한다. 판결 이유에 대해 재판장은 “출산 전부터 살해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생명을 너무 경시한 범행”이라고 지적하면서 “불기소 처분된 유아 4명에 관해서도 처벌의 대상은 아니지만 마음에 새겨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