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옥시 불매운동 전 세계 확산될까 부랴부랴 급사과”...피해자 “옥시 영국본사 상대로 법정싸움 나설 것”
[일요신문]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일으킨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라케시 카푸어 레킷벤키저 회장과 영국본사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가슴 깊이 사과를 전한다”며 “그 동안 자사를 믿어온 대한민국 국민들을 실망시킨 것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마트에 ‘옥시’ 제품 판매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시민·환경단체는 국내외 소비자들이 거센 반발이 있은 후에 나온 처사로, 여전히 진정어린 사과가 없다고 비난했다. 특히, 국내를 중심으로 한 옥시 전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국내 일부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등이 옥시 추가 발주 중단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지난 3일 옥시 전 제품에 대한 신규발주를 중단했고, 같은 날 소셜커머스 위메프에 이어 4일 티몬과 쿠팡 역시 옥시 전 제품 중단 판매를 선언했다. 이어 편의점업계도 판매 중단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옥시 대체품목 리스트도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옥시의 매출도 제품별로 전년대비 30~50% 급감하고 있다.
한편, 라케시 카푸어 레킷벤키저 회장은 지난 6일 영국 런던 슬로 본사를 항의 방문한 김덕종 씨(가습기 살균제 사망 피해 아들의 아버지)를 만나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했지만, 김씨는 진심어린 사과는 없었다며, 법정싸움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유족은 물론 소비자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아 옥시 불매운동 등 비난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옥시가 피해자들보다는 소비자와 언론만 의식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