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김두현-김남일)’빠진 성남 수원, ‘박(박주영)’터진 서울이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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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세계로인지…”
◇포항은 지난 시즌 K리그에서 우승한 뒤 ‘이제는 세계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럴싸한 문구를 내걸며 북 치고 장구 치는 구단과 달리 선수들은 다소 불안해한다. 칼날 같은 예리한 패스를 뿌리며 팀 공격의 물길을 열던 따바레즈가 떠나는 등 팀 전력이 다소 약화됐기 때문이다. 포항의 한 선수는 “파비아노가 따바레즈의 공백을 메운다고 하지만 같이 뛰어보니 아직은 따바레즈만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떠난 사람 연연 안 해”
◇성남은 겨울 이적 시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김용대, 조용형, 김두현, 이따마르를 보냈음에도 특별한 보강을 하지 않았다. 불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성남은 웃으며 말한다. “김두현이 잉글랜드로 떠났지만 김철호, 한동원, 김민호가 있다. 우리는 모따가 빠진 상태에서도 우라와를 상대로 두 골을 넣은 팀이다. 선수 개인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부자군단이란 말 그만!
◇수원이 제일 싫어하는 말이 ‘부자구단’이다. 수원은 지난 겨울 철저한 인사고과에 따라 선수 연봉을 ‘현실화’했다. 이 가운데 재계약 대상자인 ‘빅 4(이운재, 송종국, 김남일, 안정환)’ 중 이운재와 송종국만 잡았다.
수원은 김남일의 공백을 안정환과 맞바꾼 안영학으로 메우는 등 특별한 선수보강은 하지 않았다. 우승을 돈으로 샀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는 듯 있는 선수들 위주로 시즌을 준비했다. 매 시즌 부상으로 고전한 송종국이 처음으로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했고 이정수가 부상을 털고 수비진에 합류하는 등 분위기가 좋다.
허리가 생명인데…
◇울산 김정남 감독은 K리거들이 가장 좋아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무리한 훈련을 시키지 않아서다. 김 감독은 이번 동계훈련에서도 ‘인자한’ 할아버지처럼 선수들을 지도했다.
안락한 분위기 속에서 훈련한 울산의 약점은 경쟁력있는 중앙 미드필더 부재다. 2005년 우승 멤버였던 이호-김정우가 외국으로 나간 뒤 아직도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극적으로 김정우가 복귀하긴 했지만 겨울 내내 팀 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탓에 시즌 초반부터 예전의 명성을 재현할지가 미지수다.
너무나 큰 까보레의 빈자리
◇경남은 지난해 18골 8도움을 올린 공격엔진 까보레가 일본으로 떠났다. 박항서 전 감독이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고 말했던 까보레의 이적은 경남에게 날벼락같은 소식이었다. 지난해 발목 부상으로 경기장을 떠났던 김진용이 몸 상태를 회복하고 있지만 4월 말이나 5월 초에나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김호 축구 본격 가동
◇대전은 겨울 동안 데닐손, 슈바, 브라질리아, 김창수, 장현규가 이적했다. 강정훈, 최윤열, 최거룩, 임영주 등 노장 선수도 팀을 떠났다. 공격유망주로 꼽히던 최근식, 나광현, 김용태, 우승제 등은 수비수 혹은 미드필더로 포지션 변경을 시도한다.
해외 전지훈련도 사치에 불과하다며 과감하게 포기한 대전. 김호 감독 체제로 시즌을 처음 맞는 대전에서 비장한 분위기만큼 기대 이상의 성적이 나올 지 두고 볼 일이다.
제대로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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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영. | ||
이제 모 아니면 도다!
◇전북은 ‘올인’ 분위기다. 올해를 끝으로 이철근 단장과 최강희 감독의 계약기간이 끝난다. 이제 모 아니면 도다. 확실한 성적을 내고 당당하게 재계약하거나 남자답게 물러나는 게 순리다. 승부수를 던질 때가 온 걸 직감한 이 단장과 최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조재진, 최태욱, 강민수, 이요한 등 대표출신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지난해 15골을 넣은 스테보가 건재한데다 조재진이 왔고 정경호와 김형범이 있는 측면에 최태욱까지 합류했다. 뭔가 해볼 만하다. 다만 포백 라인에서 최철순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이적생으로 채워졌다는 점이 불안요인이다.
‘칼’이 없는 인천
◇인천은 데얀이 떠났고 방승환은 징계 중이다. 공격진에 구멍이 났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잉글랜드에서 공부한 장외룡 감독은 아스널의 아르센 웽거 감독을 만났다고 한다. 티에리 앙리 없이도 불같은 화력을 그대로 유지한 비법을 들었다면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다.
전남서도 돌풍 일으킨다
◇전남은 갑자기 축구대표팀의 산실이 됐다. 허정무호의 황태자 곽태휘가 버티는 수비진이 단단하다. 강민수의 이적이 아쉽지만 노련한 수비수 이싸빅이 이 대신 잇몸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기당 한 골도 못 넣은 득점력은 전남의 아킬레스건이었다. 공격수 고기구와 슈바의 입단은 빈약한 공격력으로 고생한 전남에 한줄기 단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남을 리그 4위에 올려놓는 돌풍을 일으켰던 박항서 감독은 전남팀을 맡으며 올해는 ‘경’자를 ‘전’자로 바꾸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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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운재. | ||
◇제주의 신임 감독 알툴 베르날데스는 부임 직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래 기록한 평균 승률이 60%다. 여태까지 맡았던 모든 팀들을 리그 4위 안에 올려놓았다”고 큰소리쳤다.
제주는 제법 선수 보강을 하며 알툴 감독에게 ‘멍석’을 깔아줬다. 조용형과 이정호를 데려와 수비를 강화했고 빠찌를 데려와 공격력도 보강했다. 이동식이 군복무를 끝내고 복귀했고 구차철이 성장한 덕분에 미드필드진도 탄탄하다.
이근호 잡았지만…
◇대구는 2월 27일 1억 9000만 원을 들여 극적으로 이근호와 재계약했다. 하지만 축구는 11명이 하는 스포츠다. 변병주 감독은 지난 시즌 공격축구를 표방했지만 팀은 11위로 리그를 마쳤다.
대구의 지난 시즌 부진의 원인은 부실한 수비력이었다. 이 때문에 올 시즌을 앞두고 수비진을 보강했다. 하지만 그 외 뚜렷한 전력보강을 하지 않았다. 수비수 김현수의 은퇴 이후 구심점을 해줄 선수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부산에 축구 바람 분다
◇부산은 지난 시즌 리그 26경기에서 20골 기록했다. 경기당 한 골도 못 넣은 성적으로 광주(14골)를 빼면 K리그 최하 수준이다. 하지만 비시즌 동안 황선홍 감독이 부임했고 안정환이 복귀했다. 올림픽대표팀 출신 김창수의 입단으로 이선 공격의 칼날도 예리해졌다. 부산은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홈구장에 가변좌석을 설치해 관중의 편의를 도모하는 등 공격축구를 선보일 태세다.
신병에 희망 건다
◇광주는 대표팀 골키퍼 김용대와 경남의 골문을 지켰던 이정래가 입대, 지난해 주전 골키퍼로 활동한 박동석이 건재한 가운데 두 선수의 가세로 골문이 더욱 강화됐다. 장경진과 박규선 등의 입대는 광주 측면 공격의 날을 세우게 했다. 연초 신병들의 군사훈련으로 매년 정상적인 동계훈련을 하지 못하는 게 광주의 아픔이다.
전광열 스포츠칸 축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