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끄러운 겸상 ‘물릴수도 없고’
그러나 김유택 위원은 최근 마음고생이 심했다. 국가대표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수년째 야인생활을 하고 있는데 국가대표 코치 선발과정에서 김진수와의 문제가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김진수는 이혼한 전처의 아들로 생부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국가대표팀에 소속되는 시나리오가 큰 화제지만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현실에서는 오히려 다소 껄끄러운 분위기가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코치 선발 과정에서 이것을 이유로 경쟁자측으로부터 ‘김유택 불가론’이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김유택 위원은 “솔직히 그동안 진수 문제에 대해 말을 아꼈다. 부모들의 일로 인해 진수가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진수도 곧 대학생이 되고, 또 기량이 급성장해 국가대표선수까지 됐기 때문에 이제 당당하게 대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평생 ‘농구밥’을 먹어온 자신이 농구계를 떠날 수도 없고, 어차피 김진수와 농구라는 좁은 울타리 안에서 만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태극마크를 다는 모습이 당장 연출될 가능성은 적다. 김진수가 지난 3월 24일 어깨부상으로 서울에서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남기 감독은 “병문안을 다녀왔는데 최소한 6개월 이상은 재활과정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김진수는 반드시 국가대표에 선발돼야 할 선수지만 당장 합류하기는 어려울 듯싶다”라고 밝혔다.
김진수는 한국에서 중학교에 다니던 사춘기 시절 김유택 위원이 생부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를 원치 않았고, 심지어 경기장에 나와 관전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 위원도 이를 적극적으로 배려해왔다. 김진수는 최근에도 김유택 위원이 대표팀 감독 공모에 지원서를 낸 것과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수는 삼일중 시절 키가 200cm를 넘었으며 뛰어난 운동신경까지 선보였다. 국내에선 또래 중 최고였던 김진수는 삼일중 졸업과 함께 NBA 진출을 목표로 미국 유학을 떠났다.
유병철 스포츠 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