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력사정 심각, 경제와 체제 유지 ‘아킬레스건’
-북한의 발전량 남한의 1/24...남한의 1970년대 말 수준
-김정은, “핵포기 못해” 신재생에너지발전 기대 높아
[일요신문] 북한의 전력사정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김정은도 ‘핵무기’보다 핵융합과 원자력 등을 이용한 전력 증설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마저 제기됐다. 북한 체제 붕괴에 전력이 핵무기보다 더 시급한 현안으로 주목된다.
KDI 북한경제연구부는 13일『KDI 북한경제리뷰(2016. 5월호)』를 발간하고, “북한은 노후 된 기존설비를 개선했지만, 전력사정은 2000년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김정은은 신재생에너지발전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밝혔다.
KDI는 북한경제의 실태, 남북한 경제협력 및 경제통합과 관련한 주요 이슈 분석을 제공하는 월간 학술지인 ‘북한경제리뷰’를 1998년 10월부터 발간하고 있다.
이번 리뷰에서는 북한의 전력산업 관련 논문 두 편과 북한의 해양관광자원 관련 논문 한 편, 중국 길림성의 대북투자 관련 논문 한 편 등이 수록된 가운데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북한의 전력증산정책과 과제’ 논문에서 북한 매체 보도자료, 해외 분석자료 등을 토대로 북한의 전력증산정책 및 추진 상황, 성과 등을 분석하고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현재 북한은 화력발전에 비해 효율성이 낮은 수력, 신재생에너지, 원자력 및 핵융합을 통한 전력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화력발전이 정체된 현 상황에서 전력증산의 가장 큰 공급원은 수력발전이며 2000년대 이후 늘어난 90만kW의 수력발전 설비가 북한 전체 전력 설비 증대량으로 추정되는 바, 기존 설비의 노후화로 설비 효율이 낮아졌음을 감안한다면 북한의 전력사정은 2000년 이전보다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북한은 지속되는 전력문제 해결을 위한 신재생에너지발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이러한 기대는 한층 강화, 2013년에는 자연에네르기법, 2014년에는 자연에네르기 중장기 개발계획을 수립했다.
신재생에너지발전 확산이 주민 생활 개선에는 기여할 것으로 보이나, 신재생에너지 개발에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전력산업의 비효율과 산업 전체의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어 북한은 전력 증산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 기존 발전소들의 대대적 보수와 수입 유연탄발전소 및 북한산 무연탄발전소를 배합하면서 화력발전 설비를 증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재영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 전력산업 현황 및 독일 통합사례’ 논문을 통해 현재 북한의 경제난은 근본적으로 체제의 비효율성과 북한의 핵미사일 고수에 따른 군사적 긴장관계에 기인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전력공급 부족에 따른 경제 선순환 구조가 붕괴된 것이 가장 주된 원인으로 발전설비 노후화 및 설비불량으로 북한의 발전량은 남한의 1/24 수준이며, 전기기기 산업 수준도 남한의 1970년대 말 혹은 1980년대 초반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윤 연구원은 “통일 전후 동서독은 현재 남북한과는 다르게 전력부족 문제는 전혀 없었지만, 통일 전 인프라 산업 부문의 협력 미진으로 경제적인 비효율성을 초래했다”며, “전력문제는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북한 전력산업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향후 발생 가능한 다양한 상황에 대한 능동적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