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보상위원회 규정 강제 아닌 권고사항…구제 역할 못해”
풍산금속으로부터 강제 해직된 30여 명이 지난 2008년 4월 21일 풍산 본사 앞에서 복직 이행 촉구를 주장했다. 사진제공=풍산해고자협의회
지난 1989년부터 1991년까지 3년간 노조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풍산금속에서 강제 해직된 노동자는 모두 53명. 이들 중 45명이 민주화보상위원회에 명예회복을 신청해 2007년 10월과 12월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다. 민주화보상위원회는 2008년 3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풍산 측에 해고자 35명에 대한 복직권고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풍산 측은 모두 거부 의사를 밝혔다.
민주화보상위원회 관계자는 “민주화보상법의 복직권고 규정은 강제가 아닌 권고 사항이라 구제에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언제까지 해직 피해자들의 투쟁을 그들 스스로에게만 맡길 것인가”라고 비판하면서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풍산금속안강공장노조 초대지부장을 지낸 정종길 씨(53)는 “노조를 설립해 근무여건 개선 및 급여 인상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노조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노조 간부들을 해고했고 30년 동안 제대로 된 직장조차 갖지 못한 채 궁핍한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복직은 못해주더라도 협상 노력, 또는 사과의 뜻이라도 건네야 하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비즈한국>은 풍산 측에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민주화보상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해직 인정자 2300여 명 중 복직권고 희망자는 491명으로 해당 사업장과 기관에 복직권고를 신청했으나, 6.5%에 불과한 32명만 복직됐다. 복직권고 신청으로 사업장 및 기관과 합의를 본 해직자는 28명, 폐업으로 복직이 불허된 해고자는 75명, 복직이 거부된 해고자는 247명, 기한 경과로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한 해고자는 109명으로 나타났다.
유시혁 비즈한국 기자 evernuri@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