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참여 업체 1인 수의계약 4건 수주, 주도자 30억대 사업 문건 입찰 전 확보…경찰 수사서 대가 관계 여부 규명 관건

같은 해 2월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역 시민단체 행사에서 ‘힐튼호텔 특혜 의혹’을 공론화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달 뒤인 4월 판교 힐튼호텔 앞에서는 이 대표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 신고 단체는 성남 지역 사업가 A 씨가 이끌던 ‘행동하는 시민연대’였다. 뉴스타파는 A 씨의 녹음과 집회에 참여한 용역업체 관계자 증언 등을 토대로 신 시장 측근 양 아무개 씨가 집회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집회에 인력을 동원한 용역업체는 집회가 열린 지 약 한 달 뒤인 2023년 5월부터 12월까지 성남시와 모두 4건, 총 6000만 원 상당의 1인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도됐다. 업체 관계자는 집회 당시 신 시장 측근의 영향력을 기대해 성남시 사업 수주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취지로 뉴스타파에 말했다.
뉴스타파는 신 시장 캠프 출신 인사들이 업체와 성남시 사이를 연결한 정황도 보도했다. 양 아무개 씨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신상진 후보 캠프 상황실장을 지냈고, 박 아무개 씨는 총괄대외협력본부장을 맡았던 인물이라는 것. 업체 내부 대화방에는 박 씨의 소개로 성남시 공무원을 만날 예정이라는 내용과 성남시 공무원이 양 씨에게 해당 업체를 “챙기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양 씨는 집회를 도운 사실과 A 씨를 만난 사실은 인정했지만 수의계약과 관련해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고, 박 씨도 해당 업체를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당시 계약 담당 공무원 역시 누구에게도 청탁받은 사실이 없고 해당 업체를 모른다고 해명했다.
진보당 성남시협의회는 이 보도 이후인 지난 8월 26일 신상진 시장을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제3자뇌물수수,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성남중원경찰서에 고발했다.
고발 대상에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신상진 캠프 관계자 양 아무개·박 아무개 씨와 용역업체 관계자, 사업가 A 씨, 2023년 당시 성남시 회계·발주 부서의 계약 담당 공무원과 결재권자 등이 포함됐다. 진보당은 집회 동원 과정에서 계약 수주와 관련한 청탁이나 공무원에 대한 지시·압력이 있었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문건에는 사업을 몇 개로 나눠 발주할지, 정류장 설치 수, 사업별 예산, 발주 방식과 계약자 선정 방법 등이 담겼다. 뉴스타파는 A 씨가 2024년 3월 이미 이 내용을 알고 있었고, 같은 해 4월에는 문건 사진을 동업자 단체 대화방에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A 씨가 동업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입찰 공고 전 사업 관련 특허와 상표권을 취득하고 스마트 버스정류장 디자인 시안을 만드는 등 사업을 준비한 정황도 포착됐다. 신 시장 측근 양 씨가 당시 담당 상위 부서 책임자에게 A 씨 측 사업 제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내용도 뉴스타파가 확보한 녹음에 담겼다.
실제 성남시는 2024년 6월부터 12월까지 내부 문건에 기재된 내용과 유사한 방식으로 통합·분리 발주를 병행해 모두 30건의 계약을 체결했고, 사업비도 30억 원대였다. A 씨와 동업자들은 입찰 직전 컨소시엄이 와해돼 실제 사업을 수주하지는 못했다.
성남시는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2023년 수의계약 당시 계약 담당 공무원은 뉴스타파에 “누구로부터도 청탁을 받은 적이 없으며 문제의 용역업체를 아예 모른다”고 답했다. 스마트 버스정류장 내부 문건과 관련해서도 성남시는 뉴스타파에 문건 유출 사실을 알지 못했고, 문건 속 정보가 대외비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13일 '일요신문i' 취재에서 성남시 관계자는 한 발 더 나아가 해당 문건의 성격에 대해 “비공개된 문서가 아닌 일반적인 보고 문서이고, 예산도 이미 연말에 확정된 내용”이라며 “특허 관련 입찰 제한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내부 보고 문서가 외부로 유출된 경위와 누가 유출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성남중원경찰서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알려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신 시장 등을 고발한 진보당 성남시협의회 최성은 위원장은 “9월 4일 한 차례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며 “제기된 의혹은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평 경인본부 기자 jwp01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