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 공시생들 여의도로 떨어지는 낙조 보며 서로의 합격 기원
저녁시간 사육신 공원의 연인들.
실제 많은 공시생들로부터 시간이 나면 사육신 공원을 자주 방문한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오후엔 소수의 주민들만이 거닐던 공원에 저녁시간이 되자 공시생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들 중 대부분이 남녀가 쌍을 이뤄 공원을 찾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실제 노량진에서 만난 많은 인원이 공시생 생활 중에 연애를 하고 있거나 경험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공시생 생활을 하기 이전부터 연애가 시작돼 진행되기도 하고 노량진에서 같은 공시생끼리 연애를 시작한 경우도 있었다.
공부와 함께 아르바이트로 독서실 총무 일을 겸하던 권 아무개 씨(남·28)는 자신이 일하던 독서실에 다니던 문 아무개 씨(여·26)를 사귀게 됐다. 그들은 벤치에 앉아 야경을 즐기며 저녁식사로 사온 피자를 먹고 있었다.
권 씨는 “독서실, 학원, 고시식당 등 공시생들이 가는 동선이 제한적이다”라며 “계획에 따라 움직이다 보면 자꾸만 같은 사람을 마주치게 되고 연애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육신 공원에서 보이는 낙조.
이처럼 함께 학원·독서실에 다니거나 스터디를 하며 연인사이가 된 공시생들은 데이트 장소로 사육신 공원을 첫손에 꼽는다. 가까운 거리에 잘 정돈된 조경과 아름다운 야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사육신 공원은 오후 수업이 끝나는 6시가 넘어가면서부터 공시생 커플들의 ‘핫 플레이스’가 된다.
공시를 준비하기 전부터 사귀던 스물한 살 동갑내기 커플은 “공부하면서 다들 예민하니 독서실 같은 장소에서는 아주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다. 가방에 달린 지퍼를 여는 소리도 싫어한다. 하지만 여기 공원에서는 마음껏 웃을 수도 있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서 자주 찾는다”며 공원 예찬론을 펼쳤다.
이들 외에도 공시생 커플들은 피자, 샌드위치 등 저녁 식사거리를 싸와서 먹거나 맥주를 마시기도 하고 배드민턴을 치는 등 각자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공원에서 하루의 피로를 씻고 있었다. 그들은 원효대교와 여의도 위로 쏟아지는 낙조를 바라보며 서로의 합격을 빌어주고 있었다.
김상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