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집’은 자식이 잘나가도 걱정
▲ 박태환. | ||
지난 16일, 단순한 금메달을 넘어서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최고의 여성이 된 장미란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런데 장미란의 금메달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대한역도연맹이다.
배드민턴이나 탁구 등의 종목은 일찌감치 포상금을 내걸고 선수들의 금메달 의욕에 힘을 불어넣었지만 대한역도연맹은 금메달 두 개, 은메달 하나로 선전한 종목임에도 포상금에 대해 묵묵부답 상태다.
이에 대해 대한역도연맹 측은 “국고에서 포상금을 100%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서 1년 예산액 중에서 포상금을 해결해야 하는데 현재 1년 예산은 국제 대회 파견 및 국내 대회를 치르는 데도 빠듯하다”며 “그걸 모르는 일반인들이 전화해 ‘어째서 문화체육관광부나 대한체육회로부터 미리 포상금을 받아놓지 않았느냐’며 항의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대한역도연맹에 따르면 인기 종목 연맹이거나 연맹 회장이 대기업 총수가 아닐 경우에는 연맹 예산은 많지 않다고. 더군다나 포상금은 예산 책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까닭에 연맹 회장이 사재를 털어 찬조금을 내거나 후원업체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대한역도연맹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 장미란. | ||
하지만 선수들이 선전한 이상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는 올림픽이 마무리된 8월 말에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금메달리스트들로 인해 기업체나 개인들로부터 활발한 후원을 조심스럽게 기대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이번 올림픽에서 금 은 동메달을 골고루 획득한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시점부터 예산 중 일부를 적립해왔다. 그 덕에 일찌감치 3억 원의 금메달 포상금을 내걸 수 있었다.
대한배드민턴 협회는 “1년에 1억 정도씩 포상금을 적립해왔는데 이는 총예산에 비해 그리 많은 비율은 아니다”며 “다른 연맹에 비해 국제대회를 비롯한 여러 대회 및 사업이 많은 탓에 여러 연맹 중 축구, 육상 다음으로 예산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사업뿐 아니라 연맹회장 찬조나 선수 유니폼 및 장비를 후원하는 유넥스 브랜드의 협조도 받고 있어 금메달이 많이 나올 경우의 예비금 모금 방안도 마련된 상태다.
하지만 은메달과 동메달 포상금 액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협회 측은 “국내 정서가 금메달 위주다 보니 금액 차이는 나겠지만 선수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뜻에서 포상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 최민호. | ||
이에 대해 아레나 측은 “사실상 수영연맹이 계약위반을 하고 있어 포상금 지급 계획은 없다”며 “계약위반사항은 박태환이 아닌 연맹과 해결할 문제인데 브랜드 이미지도 있어 구체적인 문제제기 여부는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메달을 획득한 대부분의 연맹은 아직 포상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관계자들이 모두 올림픽 현지에 나가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매번 메달을 목에 걸고 있는 양궁 역시 재정과 상황, 메달 수에 따라 올림픽 때마다 새로운 포상금 액수를 정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대한올림픽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메달의 환희 속에서 한숨 쉬는 이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인기 종목과 비인기 종목 연맹 재정의 격차를 올림픽 때마다 실감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