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땐 “유도선수입니다”
씨름선수들이 안고 있는 개인적인 고충 중 첫째는 다름 아닌 군대. 과거 감독들이 선수이던 시절에는 과체중으로 군 면제를 받는 것이 당연시 됐지만 요즘은 공익이 대부분이고 현역으로 가는 선수도 많다. 하지만 군대를 다녀오면 2년간의 공백이 은퇴로 이어지는 일이 허다하다보니 대부분 최대한 입대를 연기하고 있다. 그래서 씨름 선수 대부분은 사비를 털어 대학원에 등록하는 수단을 이용한다. 그중 한 명인 동작구청 장성복(28)은 “나도 곧 군대를 가야 하는데 제대하면 대부분 은퇴할 수밖에 없다”며 “축구 야구 등은 국제적 대회가 있어 병역혜택을 받을 기회가 있는데 씨름은 전통 스포츠이니만큼 정책적 혜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고충은 바로 이성관계에 있다. 소개를 받아 이성을 만날 때 씨름선수라고 말하면 부정적인 시선부터 날아온다는 것. 동작구청 김보경(26)은 “씨름선수라고 하면 뚱뚱하다, 느려 터졌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라 소개팅할 때 유도선수라고 속이고 나갈 때가 많다. 만나서 얘기하는 도중에 신분을 밝히면 의외의 반응을 보이며 호감을 보인다”고 말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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