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이어 5월 31일 두 번째 방북길
후지모토 겐지
겐지는 요리사 본연의 실력뿐 아니라 특유의 붙임성과 감각으로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김씨 가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김정일로부터 특별 제작한 반지를 하사 받는가 하면 기쁨조 출신의 여성까지 아내로 이어주는 등 북한에서 그는 상당한 혜택을 받았다. 특히 겐지는 삼남 김정은의 가장 가까운 놀이친구로 알려졌다. 2001년 신분의 위협을 느끼고 일본으로 탈출을 감행하면서도 김정은에겐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겼다고 한다.
무엇보다 아무도 김정은에 주목하지 않을 때, 거의 유일하게 겐지만은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목했다. 그만큼 그의 말과 과거 경험에 상당 부분 국제사회에서도 신뢰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은 그를 잊지않고 2012년 7월 겐지를 초청했고, 두 사람은 다시 극적으로 만나게 된다.
겐지는 지난 4월 김정은과의 면담 내용 중 일부를 자국의 매체를 통해 공개하면서 다시 한 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당시 겐지는 ‘전쟁을 할 생각은 없다. 미국이 무리한 난제를 들이대는 바람에 울컥해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는 김정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겐지는 이번 방북길에도 다시 한 번 김정은과 면담을 할 수 있을지 여러모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겐지는 어린시절부터 김정은이 가장 신뢰하는 인사기도 하면서 앞서 겐지의 입을 빌려 몇 차례 뼈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북한 전문가는 “후지모토 겐지는 김정일과 김정은으로부터 상당히 많은 혜택을 받은 인사다. 이후 여러 증언에서도 알 수 있듯 겐지는 김씨 가문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미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라며 “김정은으로서 겐지는 자신의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간접적으로 전달하기 매우 요긴한 통로다. 한편으론 가문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외부인사라는 점에서 관리도 필요한 측면이 있다”라고 평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