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과 협의” 폭탄 넘겼다
프로기사회는 2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비공개 임시총회를 열어 양건 기사회장이 기사회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양건 회장은 “이세돌 9단이 제기한 정관 문제는 기사회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이 문제는 한국기원과 협의해 결정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또 기사회 적립금 쓰임새에 대한 문제는 차후 TF팀을 구성해 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6월 2일 열린 프로기사회 임시총회에 약 200명의 기사들이 참가해 이세돌 9단의 기사회 탈퇴 파동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세돌 9단은 앞서 5월 17일 ‘프로기사회를 탈퇴한 회원은 한국기원 주최·주관 대회에 참가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과, 대국 수입의 3∼15%를 일률적으로 공제해 적립금을 모으는 규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기사회 탈퇴서를 제출했었다.
당초 이 문제를 두고 격렬한 공방과 공개투표 등이 예상됐지만 기사회는 일단 자신들에게 주어진 폭탄을 한국기원에 넘기는 모양새를 취했다.
양건 프로기사회장
과연 기사회의 입장 표명에 이세돌 9단과 한국기원이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주목된다. 바둑계 한 관계자는 “이세돌 9단의 대회 출전금지를 원하는 쪽이 없고, 대국료 공제 건도 향후 발생할 일이기 때문에 당장 급한 일이 아니다. 향후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장기전이 예상된다”고 말하면서 다만 “이세돌 9단이 이러한 과정에 불만을 품고 법에 문제를 제기할 경우 다시 한번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내다봤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