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에 매몰린 외주하청이 책임도? ‘성역없는’ 처벌 이뤄질지는 의문
남양주 폭발사고 “명백한 인재(人災)” 부실시공 안전대책 소홀 계속 드러나
포스코건설 “책임통감” 재발방지 약속했지만... 현장 처벌 마무리 가닥 잡을 듯
유족 “하청 일용직 소외 더 큰 상처” 사과·재발방지책·책임자처벌 등 요구
사진=YTN뉴스캡쳐
[일요신문] 남양주 지하철 공사현장 폭발사고로 사망 4명 등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원인이 용접 작업 중 불꽃이 산소통으로 옮겨 폭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접기 사용 중 발생한 사고임에도 당시 붕괴사고 현장에 있었던 사상자 14명 가운데 용접 기술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반면, 재발방지를 약속한 정부와 시공사에 대한 처벌은 불분명한 채 결국 외주하청과 일용근로자들만 분통을 삭힐 전망이다.
남양주경찰서 수사본부는 4일 이번 사고는 가스통과 산소통을 호스로 연결해 용접기로 철근을 잘라내는 용단작업을 하던 중 발생했으며, 사상자 14명 중 숨지거나 중상을 입은 7명이 작업장에서 일하던 근로자로 용접 기술 자격증도 없는 근로자가 용접기를 이용한 절단 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산소절단기에 연결하는 가스 호스를 지하 작업장에 내버려둔 채 밸브만 잠그는 등 밸브가 확실히 잠기지 않은 상태에서 연결된 호스로 지하 작업장에 가스가 차면서 폭발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앞서 수사본부는 3일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현장사무실과 협력업체인 매일ENC 본사, 감리업체 사무실 3곳을 압수수색했다.
또한, 경찰은 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교육도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은 받았다는 부상 근로자 진술은 없었지만, 안전교육일지에는 이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 것으로 돼 있어 형식적인 안전교육과 사후 작성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한편, 지난 1일 오전 7시 30분쯤 남양주시 진접선 복선 전철 제4공구 주곡 2교 하부통과구간 지하 15m에서 폭발과 함께 붕괴사고가 일어나 근로자 4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는 등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유가족들은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은 물론 하청업체인 매일ENC가 사고 직후 보호자에게 전혀 연락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사고초기 하청업체 직원인 이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에 상처를 받았다”면서,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성의 있는 사건 수습, 확실한 책임자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건설 측 관계자는 사고 피해 노동자들이 담배꽁초를 버려서 사고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현장 직원의 추측성 발언에 사과하기도 했다.
포스코건설은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유명을 달리하신 근로자와 유가족, 큰 피해를 입으신 부상자 및 가족분들게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고가 수습되고 사고원인이 파악되는 대로 현장의 안전관리지침과 설비를 전면 재점검해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유가족분과 부상자, 가족들에게 회사가 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후속 수습 절차에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남양주 지하철 공사현장 폭발사고의 주요 원인이 피해 하청업체 근로자 등의 현장과실로 수사가 마무리될 경우,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측 현장감독과 개착공사 측 책임자(하청업자 등) 정도 선에서 처벌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동안 건설현장의 수많은 공사현장의 사고가 안전관리 소홀과 부실시공에서 비롯되는 등 인재(人災)가 반복되는 만큼 이번 사고는 면밀한 조사를 통해 관리감독 소홀 등 제반의 문제에 대한 책임 소재를 정부와 원청, 성별없이 분명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