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심고 눈물 뿌린… 너는 내 운명!
▲ 여자친구에게 경기장 프러포즈를 선사한 한화 열성팬 정태우. 사진제공=한화이글스 | ||
“올해는 꼭 우승했으면 좋겠습니다. 우승 트로피를 같이 안아보고, 그 자리에서 제가 축하곡을 부를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만약 올해 한화 이글스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제 스케줄 다 접고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경기장에 가서 응원할 겁니다.”
한화 이글스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가수 태진아의 말이다. 고향이 대전인 태진아는 종종 경기장을 찾아 시구 및 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덕분에 김인식 감독을 비롯해 여러 선수들과도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특히 홍보대사 태진아의 어깨를 으쓱하게 하는 점은 한화이글스 홈경기 때마다 7회 시작 전에 태진아의 노래 ‘사랑은 아무나 하나’가 울려 퍼진다는 것. 매번 경기장을 찾을 때마다 “바쁜 스케줄 탓에 경기를 끝까지 보지 못했다”는 태진아는 올해 한화이글스가 우승한다면 “라이브로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부르고 싶다”고 소원했다.
또한 유독 연예인 홍보대사가 많아 홍보대사끼리 모임도 갖고 있다는 한화 이글스 연예인 팬들의 사랑은 대단하다. 지난 2007년 플레이오프 3차전 때 출연 중인 드라마 <대조영>의 드라마 촬영 복장차림으로 말과 함께 나타나 시구를 했던 정태우는 지난 11일, 한화 홈구장에서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정태우는 여자친구와 함께 각각 시구자와 시타자로 경기장을 방문했는데 사실 정태우는 이미 2주 전부터 “경기장에서 프러포즈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정태우는 전광판 프러포즈부터 꽃다발, 반지 등 모든 것을 직접 준비했다고 한다. 고향은 서울이지만 아버지 고향이 충남인 것이 한화 이글스와의 인연으로 연결된 정태우에게 한화 팬들은 “결혼식도 야구장에서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던졌다.
대구에서 태어나 현재도 대구에서 살고 있는 개그맨 김홍식은 대표적인 삼성 라이온즈 홍보대사다. 특히 올해는 오래 전부터의 숙원사업이었던 응원가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김홍식은 “롯데나 KIA는 대표곡이 있는데 삼성은 없어서 고민하던 중에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컬러풀 대구’라는 노래를 만들게 됐다”며 “팬들이 쉽게 따라 불러주는데 TV에서 그 모습이 나올 때면 너무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홍식은 “몇 년 전 현대와 맞붙었던 한국시리즈 때 연장까지 갔는데 결국 졌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며 “쏟아지는 빗속에서 모두 다 같이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올해가 선동열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인 데다 김재하 단장 취임 10주년이라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비쳤다.
지난해 시구로 SK 와이번스와 인연을 맺은 이채영은 현재 2기 와이번스걸로 활동 중인데 출연 중인 드라마 <천추태후> 촬영일이 없는 날에는 빠짐없이 경기장을 찾는다. 이채영 측은 “보통 주중에 촬영이 있는 까닭에 주말에 경기장을 찾는데 지난 10일 모처럼 금요일에 촬영이 없어 경기장을 찾고 싶다고 홍보팀에 연락하기도 했다”며 “시구도 열심히 연습했고, 본인이 즐거워하며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공식적인 홍보대사는 아니지만 누구보다 두산을 열렬히 응원하고 있는 홍수아는 평소 친분이 있는 김현수를 응원하기 위해 WBC 선수단 입국장까지 찾아와 두산 선수들에게 꽃다발을 전하기도 하는 등 두산 열성팬을 자처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창단해 뚜렷한 연예인 팬이 없는 히어로즈는 응원가를 부른 인연으로 크라잉넛이 팬이 됐다고. 크라잉넛 측은 “바빠서 경기장을 자주 찾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는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과 특별한 연고가 없는 개그맨 박준형은 연예인 야구단인 한 야구단 소속으로서 KIA 타이거즈와 인연을 맺고 홍보대사로서 활동 중이다. LG 트윈스에는 홈구장을 집처럼 생각하는 열혈팬 공형진, 안재욱을 비롯해 LG 트윈스 자체 인터넷 중계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김한국이 든든한 응원단이다.
특히 공형진은 종종 간식을 들고 라커룸을 방문하는데 워낙 자유롭게 드나들다 보니 선수들이 공형진을 닮은 외모의 투수 경헌호와 착각하곤 한단다. 공형진에게 “(경)헌호야!”라고 불렀다가 당황한 이들이 적지 않다는 후문. 롯데 자이언츠 역시 공식 홍보대사 연예인 설운도를 비롯해 신봉선, 우승민 등 부산이 고향인 연예인들이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