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일요신문] 김영만 기자 =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의 건축심의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디자인 심의를 명분으로 한 까다로운 건축규제에 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세종시 연서면,연동면,부강면등 성장관리권역으로 묶인 지역에선 “건축을 하려해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대놓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건축심의가 명품도시를 지향하는 신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한 원도심의 상황을 감안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같은 주장에 설계, 시공등의 건설업종 현장 근무자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세종시에서 건설업에 종사한다는 것이 무척 힘들다”면서 까다로운 규제에 혀를 내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행복청이 세종시의 상가 가격을 올린다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행복청의 까다로운 건축심의가 분양가에 반영되고 높은 임대료로 이어져 비싼 생활물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축심의가 까다롭다 보니 건축비가 올라가고,그 것이 고스란히 상가 분양가격에 반영돼 임대료가 비싸진다는 말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귀결되고 있다.”세종시가 살기는 좋은데,물가가 비싸다“는 푸념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이와관련해 세종시 한 부동산업체 대표는 ”세종시에서 상가를 짓기 위해선 건물 디자인 심사인 BA(블록건축가)와 건축심의를 받아야 한다.다른 지역에 없는 것이 BA 심사로,건축물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국내 처음 도입됐다“면서 ”설계 전 BA담당 교수를 만나 대략 5차례의 자문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BA자문이 끝나면 본 설계에 들어가고 건축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건축심의 위원이 20여명이나 돼 심의 과정을 놓고 ‘지옥 가는 길 같다’는 볼멘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건축 심의가 까다롭다 보니 심의를 받기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는등 이와관련한 비용이 고스란히 분양가에 반영돼 결국 시민들의 부담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원도심에 위치한 또 다른 부동산업체 대표는 ”대학가의 경우 다중문화라는 특성상 건축규제가 완화되고 있는게 현추세“이라면서 ”인근 대전지역도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데 반해 세종시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세종시는 50만 자족도시를 목표로 그동안 원룸등이 무분별하게 설립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원도심에 대한 ‘잣대’가 정확하지 않다.개발이 더딘 원도심의 상황을 고려한 건축심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축허가시 받아야 하는 디자인 심사에 대한 잣대가 정확하지 않다“면서 원도심을 고려한 잣대의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이 대표는 ”도시 미관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건축 심의 절차가 너무 어렵다. BA 자문 횟수와 심의 위원수를 최소화 해 절차를 완화하자“면서 ”요즘 대세는 탈규제인데 세종시만 거꾸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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