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선 ‘1인 정당’ 부작용, 밖에선 ‘반 총장 급상승’에 ‘쿵’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지율 이중고에 허덕이고 있다. 10일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지지율은 안 대표의 강력한 무기다. 2012년 대선 당시 무소속 후보였던 안 대표를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대선 삼국지를 형성하게 한 것도 강력한 지지율이 한몫했다. 지난 4·13 총선에서 총 38석을 얻은 국민의당이 단순한 캐스팅보트를 넘어 ‘리딩 파티’ 역할을 꾀할 수 있는 판을 마련한 것도 막판 상승한 당 지지율과 무관치 않았다.
그러나 20대 국회 개원 전후 안 대표는 지지율 딜레마에 갇혔다. 특히 주목할 것은 내생변수에 따른 지지율 하락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지지율 추세를 보면 국민의당 창당 초기인 2월 첫째 주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12%였다. 새누리당은 39%, 더민주는 20%였다. 안 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 김한길 전 의원 등 국민의당 삼각 축의 갈등이 극에 달했던 3월 첫째 주 조사 땐 당 지지율이 9%까지 하락했다.
‘안철수 1인 체제’로 재정비한 국민의당은 4월 첫째 주 14%를 시작으로, 한 달 동안 ‘17%→ →24%→23%’를 기록했다. 집단지도체제 땐 계파 갈등의 관리 실패로 지지율이 하락했던 국민의당은 ‘안철수를 위한, 안철수에 의한, 안철수의’ 정당으로 재정비한 뒤 지지율을 반전시킨 것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내생변수가 안 대표의 차기 대선 과정에서 독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매머드급의 대선 경선을 통한 컨벤션효과(정치적 이벤트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 없이 예측 가능한 경선으로는 ‘대선 필패’로 귀결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국민의당이 안철수 사당화를 넘어 새로운 정치혁신과 체제에 대한 비전을 줄 수 있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외생변수도 안 대표의 고민거리다. 안 대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방한 직후 최대 피해자로 전락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6월 첫째 주 주중집계 결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안 대표(12.9%)는 반 총장(25.3%)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22.2%)에 이어 3위에 그쳤다. 5월 셋째 주 17.9%를 기록했던 안 대표가 불과 2주 만에 5%포인트나 빠진 셈이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반 총장이 본격적으로 (대선판에) 나오면 그 피해를 안 대표가 제일 크게 볼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며 “안 대표의 중도적 이미지와 충청권만 빼가도 안 대표 지지율이 한 몇 프로는 빠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기문 vs 문재인 vs 안철수’ 3자 구도로 가도 더민주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안 대표의 차기 대권 고지 여부는 내생변수와 외생변수 관리에 달린 셈이다.
한편 ‘한국갤럽’ 조사는 2월 첫째 주(2~4일 조사, 3월 첫째 주(2~3일), 4월 첫째 주(4~6일), 4월 둘째 주(11~12일), 4월 셋째 주(19~21일), 4월 넷째 주(26~28일) 각각 1000∼101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뒤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2월 첫째 주(24%)와 4월 첫째 주(18%)를 제외한 전 조사에서 20%로 집계됐다.
리얼미터의 6월 첫째 주 주중집계는 5월 30일∼6월 1일 사흘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18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의 무선전화(57%)와 유선전화(43%)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이며, 응답률은 6.5%(총통화 3만 1117명 중 2018명 응답 완료)였다. 5월 셋째 주 주간집계는 5월 16일∼20일까지 5일간 2531명을 대상으로 같은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이며, 응답률은 5.7%(총 통화 4만 4606명 중 2531명 응답 완료)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