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제17회 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어버이연합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축제를 반대하는 보수 기독교 단체 등이 올해에도 맞불집회를 펼치겠다는 계획을 알려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종교단체 및 동성애반대 시민단체들은 11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광장에서 ‘서울광장 동성애 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퀴어문화축제는 서구의 타락한 성문화 동성애를 조장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대표 광장인 서울광장이 성적일탈을 일삼는 동성애자들의 축제장소로 굳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7일에는 기독당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사용허가를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과 서울광장 집행정지 신청을 냈으나 각하됐다.
재판부는 “신청인에게 어떤 법률상 이익이 침해되는지 알 수 없다”며 “설령 침해된다고 해도 간접적·사실적 이해관계에 불과하다”고 각하 이유를 밝혔다. 이어 “집회의 자유와 신청인의 종교의 자유는 모두 헌법적 가치에 해당한다”며 “신청인의 종교 신념에 반한다고 해서 종교의 자유가 침해돼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지난 2014년 서울 신촌에서 개최된 퀴어퍼레이드 당시 이를 방해한 어버이연합과 반(反)성소수자 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조직위가 행사 전날 이 같은 기자회견을 한 것은 더 이상의 축제 방해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여다정 인턴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