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럽연합 탈퇴반대가 많았던 영국 국민의 여론이 탈퇴찬성 쪽으로 돌아섰다. 지난 7일 발표한 ICM, 유고브, 옵서버-오피니엄 등 3건의 여론조사에서 탈퇴찬성이 탈퇴반대를 3~5%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이 탈퇴를 확정할 경우 프랑스, 이탈리아, 체코 등의 연쇄탈퇴 우려로 유럽연합은 극도의 분열상태로 치닫는다. 그러면 교역과 투자의 급격한 감소로 유럽경제가 침체의 수렁에 빠진다. 특히 국제금융의 뿌리가 흔들려 유럽발 국제금융위기에 불을 붙인다.
일본도 다시 양적완화의 칼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2012년 아베 총리 취임 이후 계속 돈을 푸는 정책을 펴 달러대비 엔화가치가 40%나 하락했다. 그러나 수출경쟁력이 살아나지 않아 경제회복이 극히 부진한 상태이다. 지난 4월 일본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나 감소하여 7개월째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0.2%도 안 되는 실정이다.
해외에서 악재가 겹칠 경우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 때문에 이미 외국자본은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올 들어 빠져 나간 자금만 해도 4조 원이 넘는다. 여기서 외국자본 유출이 본격화할 경우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혼란을 면하기 어렵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는 1880~2000선을 오가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6월 금융공포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나라 주가는 박스권이 무너지면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우리경제의 대응방법은 구조조정을 빨리 끝내고 금리를 내리는 것이다. 부실기업들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면 외국자본은 방향을 돌려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온다. 여기에 금리를 내려 투자를 활성화하면 경제는 재도약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내렸다, 일단 경기불안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올바르게 추진하지 않을 경우 금리인하가 기업의 부실을 연장하거나 확대할 수 있다. 금리를 계속 내려 경기를 활성화하는 정책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을 서둘러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정책부터 펴야 한다.
이필상 서울대 겸임교수, 전 고려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