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향후 투자시 새만금 우선적 검토” 모호한 여지 남겨…또 투자 논란?
- 전북도민 충격과 상실감, 지역민심 부글부글…청문회 가능성도 제기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은 20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그룹의 새만금 투자계획 백지화 논란과 관련해 “삼성이 ‘기존에 체결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철회한 것은 아니지만 2011년 당시 투자를 결정했던 풍력발전과 태양전지 사업은 사업성 부족으로 철수한 상태’라고 답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전북도 제공>ilyo66@ilyo.co.kr
[전주=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지난 2011년 4월 27일.
삼성과 국무총리실, 농식품부, 지경부, 전북도는 2021년~40년까지 3단계에 걸쳐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용지에 풍력과 태양전지 등 그린에너지 산업에 23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1단계인 2021년~25년까지 7조6천억원이 투자되고 고용인원만 2만명이 예상되면서 상대적 낙후감이 심한 전라북도로서는 산고 끝에 얻는 ‘옥동자’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투자협약을 맺은 지 5년이 된 시점에서 사실상 백지화됐다.
삼성그룹은 20일 논란이 되고 있는 새만금 투자계획 백지화 관련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기존 투자 약속은 철회하고 앞으로 새로 투자계획을 세울 경우 새만금 투자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은 이날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이 ‘기존에 체결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철회한 것은 아니지만 2011년 당시 투자를 결정했던 풍력발전과 태양전지 사업은 사업성 부족으로 철수한 상태’라고 답해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삼성은 새만금 투자 MOU를 이행할 것인지 묻는 새만금개발청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당시 투자를 약속했던 풍력발전과 태양전지 사업은 철회하는 것으로 공식적 입장이 확인된 셈이다.
삼성이 새만금 투자이행과 관련한 입장을 정부 당국에 공식적으로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그간 삼성 측의 모호한 태도로 새만금 투자와 관련한 논란은 마침내 삼성의 입장이 ‘백지화’ 쪽으로 기정사실화 됐다.
새만금 개발청은 이날 삼성의 새만금 투자가 이른 시일 안에 현실화하도록 계속 협의하면서, 부지와 기반시설 확충, 규제 완화 등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그동안 국정감사나 언론 등을 통해 삼성의 진정한 투자 의지가 호된 도마위에 오르곤 했지만, 그때마다 ‘특이 사항 없음’으로 일관돼 오면서 예봉을 피해갔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는 아직까지도 삼성 측으로부터 어떤 투자상담이나 관련 문의조차 받은 적이 없어 ‘불길한 우려’를 떨쳐내지 못했었다.
이후에 여러 경로를 통해 ‘백지화설’이 점차 기정사실화로 굳어 가면서 새만금개발청과 전북도와 어떤 출구전략을 통해 삼성으로부터 ‘충격’과 ‘상실감’을 달랠 수 있는 성과를 얻어낼지 귀추가 주목됐었다.
그 성과가 이날 새만금개발청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이 향후 투자 시 우선적으로 새만금 지역을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결론난 것이다.
일각에선 삼성이 이처럼 여지를 남겨 둔 것을 놓고 백지화에 따른 비난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로 인해 또다시 소모적인 ‘투자 논란’에 휩싸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삼성의 MOU가 ‘쇼(?)’로 막을 내리면서 23조원의 투자와 5만명 이상의 고용창출을 기대하며 꿈에 부풀었던 전북도는 충격과 상실감 속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전북 각계의 반발이 한층 거세지는 것은 물론, 이 문제가 20대 국회 전북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면서 청문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