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일요신문] 김재원 기자 = 언론인홀리클럽(회장 김규동) 회원들이 18일 오후 한반도 지도의 호랑이 꼬리 부분에 개설된 왕복 1.4km 해안둘레길을 걸으며 해안절경을 관광했다.
회원들은 이날 오후 3시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입암2리 선바우에서 데크길을 따라 동해면 마산리 하선대까지 왕복 1.4km를 걸으며 오른쪽의 기암괴석과 왼쪽의 망망대해 동해바다를 번갈아 구경하며 일상에 지친 마음을 힐링했다.
해안둘레길 관광은 입암마을 앞 해안에 우뚝 솟은 선바우를 보면서 시작됐다.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이 바위는 화산열에 의해 백토(벤토나이트 성분)를 드러내고 있었다. 지금은 벼락을 맞아 형태가 축소됐다고 한다.
선바우를 지나자 물새소리와 함께 남성 성기모양의 남근이 일행을 맞았다. 일행 중에는 “참 기이하다”는 탄성을 터뜨렸다. 가을에 꽃을 피운다는 해국과 그 옆으로 이름 모를 꽃들의 노란 빛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이를 뒤로하고 다시 종착지 하선대를 향해 발길을 옮기자 금방이라도 물줄기를 쏟아낼 듯한 폭포바위가 한 눈에 들어왔다. 일행 중 누군가 “비가 오지 않을 땐 해수를 끌어 인공폭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환호했다.
10여 년 전 포항시의회 간담회에서 이 지역구 의원이 “바다에서 입암리 해안을 바라보면 가히 환상적”이라며 담당공무원들에게 둘레길을 만들어 볼 것을 제안했고 또 다른 인근지역 의원이 해수를 끌어와 인공폭포를 만들면 좋겠다고 맞장구를 치던 모습이 떠올랐다.
주변에는 오랜 시간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기이한 바위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바위에 뿌리를 내린 해송을 보며 또 한 번 벌어진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그 옆으로는 여왕이 왕관을 쓴 모양의 여왕바위가 눈에 들어왔고 맞은 편 바다에는 마그마가 흘러나와 만든 해상 주상절리가 펼쳐졌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다시 걸음을 옮기자 상쾌하게 불어오는 해풍과 파도에 흔들리는 해초, 포스코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관광객들이 한껏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60대 관광객은 “이곳에서 바라보는 포스코 야경과 일출일몰은 장관”이라며 우리 일행에 인사를 건넸다.
화산활동에 따른 흰바위가 많아 흰 언덕, 흰덕으로 불린다는 ‘흰디기’에는 10여명이 비를 피할 수 있는 동굴이 있었다. 고기를 잡거나 해산물을 채취하던 어민들이 비를 피해 잠시 휴식을 취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바위에 비스듬히 기대에 당시의 모습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일행은 다시 종착지로 향해 걸었다. 물새 새끼들이 한가히 노니는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던 일행은 모처럼 삶의 여유를 찾기도 했다. 자갈밭에서 들려오는 자갈 부딪히는 파도소리는 어릴 적 드려주던 어머니의 자장가 소리만큼 정겹게 느껴졌다.
드디어 하선대에 도달했다. 주변은 넓은 바위가 펼쳐져 있어 해산물을 채취하는 어부들이 물위를 걷는 것처럼 보였다. 이 곳은 선녀가 내려와서 놀았다 해서 하선대 또는 하잇돌이라고도 부른다. 하선대 표지판에 붙은 전설 또한 일행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행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자연을 만들고 다스리는 창조주 하나님을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일행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동안 미처 보지 못한 절경의 아름다움에 연신 탄성을 터뜨렸다.
언론인들은 “해양경찰청장을 지낸 이강덕 포항시장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낸 것 같다”며 “아무리 좋은 안이 있어도 안목이 없어 실행하지 않으면 한낱 꿈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포항시는 내년까지 38억 원을 들여 청림동 냉천 하류~도구해변~호미곶~구룡포~장기 두원리를 잇는 58km의 명품 해안둘레길을 조성키로 하고 올해 초 동해면 입암2리 선바위에서 마산리까지 700m 구간을 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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