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돌아온 팬택 앞에 웬 ‘날벼락’

보조금 상한제 조기 폐지하면 ‘중저가폰 공략’ 팬택 가장 큰 타격

[일요신문] 팬택이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2년 만에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한 것. 팬택은 지난 6월 22일 서울 상암동 팬택R&D(연구개발)센터에서 설명회를 열고 신제품 ‘아임 백(IM-100)’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에 인수된 이후 내놓는 첫 신제품이다.

팬택 상암 사옥 전경. 사진=팬택 제공

이번 신제품은 그동안 팬택이 스마트폰에 쓰던 ‘베가’라는 명칭 대신 피처폰을 대표했던 ‘스카이’ 브랜드를 다시 꺼냈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이용준 팬택 마케팅본부장은 “고객과 함께하는 가치로 전환하려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브랜드가 필요했다”고 스카이 브랜드로의 회귀 이유를 설명했다.

신제품의 출고가는 44만 9000원으로 중저가 시장을 겨냥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와 애플의 아이폰이 이미 양자구도를 공고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들과 경쟁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중저가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정부가 휴대폰 구매자에게 제공되는 공시지원금 상한액 규정을 조기 폐지하기로 방향을 정하면서 팬택의 재기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14년 10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도입되며 보조금에 상한액이 생겼다. 현재 보조금 상한액은 33만 원이다. 정부는 당초 2017년 10월까지 예정된 이 규정을 조기에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휴대폰 제조사 중 팬택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프리미엄 폰에 많은 보조금이 적용되면 팬택의 중저가 폰이 프리미엄 폰과 경쟁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통법 시행으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이미 한 차례 직격탄을 맞은 경험이 있는 팬택으로서는 이번 신제품 출시와 맞물린 정부 정책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팬택 관계자는 “보조금 정책에 대비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신제품이 가격뿐 아니라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기에 소비자에게 좋은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