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그린서 ‘퀸 오브 퀸’ 가린다
▲ 위부터 맥도널드LPGA챔피언십 안나 노르드퀴스트(스웨덴), US 오픈 지은희 (대한민국),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브리타니 린시컴(미국), 브리티시여자오픈 카트리오나 매슈 (스코트랜드). | ||
골프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A 씨는 최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린시컴, 노르드퀴스트, 매슈 등 외국선수 3명과는 한국 대회 출전에 대해 합의를 봤다. 구체적으로 한국대회가 정해지면 친분이 있는 지은희 선수와 논의해 한국에서 그랜드슬램 형식의 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2010년이 미LPGA의 메이저 챔피언들을 한국으로 불러 모으는 데에 있어 최고의 기회라고 한다. 먼저 미국의 경제 한파로 인해 미LPGA투어의 대회 수가 크게 줄어 선수들을 초청하기가 쉽고, 또 여기에 2009년 메이저 챔피언들이 예전의 아니카 소렌스탐, 로레나 오초아, 박세리 등에 비해 몸값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A 씨는 “예전 같으면 메이저 챔피언 한 명을 국내로 초청하는 데도 수십만 달러가 들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미LPGA 투어 위축, 경기한파 등으로 인해 예전의 한 명 값으로도 세 명 모두를 초청할 수 있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미 3명의 초청료는 적절한 수준에서 합의됐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열리는 비 LPGA대회에서 미LPGA의 메이저 챔피언들이 초청선수로 출전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이번처럼 메이저 챔피언 4명이 동시에 한 대회에 출전하는 일은 처음이다. 투어일정이나, 선수들의 높은 몸값으로 인해 기획 자체가 불가능했던 것. 그리고 앞으로도 미LPGA투어의 흥행이 회복되고, 미셸 위, 오초아 같은 특급선수의 메이저 우승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같은 빅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은 힘들 전망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미LPGA 그랜드슬램대회’의 개최시기는 미LPGA 대회가 많지 않은 4, 5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기간 미국에서는 2주 이상 대회가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은 반면 한국은 본격적인 골프시즌으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골프매니지먼트업체가 이 기간 한국에서 열리는 KLPGA대회 주최 측들을 상대로 그랜드슬램 챔피언 초청에 대해 협의 하고 있다.
참고로 미PGA에서는 그랜드슬램대회가 공식적으로 있다. 매년 말 정규투어가 끝난 후 그 해 메이저대회 우승자 4명이 출전해 우승컵을 다투는 대회다. 2009년 대회에는 아시아 최초의 메이저챔피언인 양용은(PGA챔피언십 우승)이 출전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세계 여자골프계에서 가장 선수층이 두터운 한국에서 미LPGA판 그랜드슬램대회를 창설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코리안 시스터스’의 맏언니인 정일미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송영군 씨는 “어차피 1년 4개 메이저대회 중 최소 한 개 이상은 한국선수가 우승한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삼성월드챔피언십이 있지만 20명이 출전하는 대회다. 아예 한국이 주도해서 이벤트대회로 미LPGA 그랜드슬램대회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