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보다 발생률은 낮지만 골절로 인한 사망률 높아
보건복지부 주관 국민건강영양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상 남성 중 약 46.3%가 골감소증으로 나타났고 7.3%는 골다공증으로 조사되었다. 골감소증은 뼈의 생성량이 소실량보다 적어 골밀도가 정상보다 낮은 상태를 말하며, 심해지면 골다공증으로 발전한다.
상당수의 중년남성이 골다공증과 이로 인한 골절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골다공증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잘못 생각해 평소 관리를 소홀히 하기 쉽다.
부산부민병원 관절센터 김옥걸 과장은 “최근 식습관 및 생활패턴이 바뀌고 직장인들의 운동량이 줄어들어 남성들도 뼈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골다공증을 방치하다 뒤늦게 발견하게 되면 증상이 심해져 치료가 쉽지 않고, 만약 골절이 발생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까지 동반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골다공증성 골절에는 대표적으로 척추뼈가 깡통처럼 찌그러지고 내려앉는 척추압박골절과 엉덩이 주위 뼈가 골절되는 고관절 골절이 있다. 척추압박골절은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은 물론, 누워 있는 것조차 힘이 들며 심한 경우 호흡 곤란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고관절 골절은 제대로 치료가 시행되지 않았을 경우 사망률이 높은 무서운 질환이다. 수개월 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어야 하므로 심장, 폐 등의 기능 약화와 욕창, 폐혈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70세 이후 고관절 골절을 겪게 되면, 1년 내 사망할 확률이 남성은 54%, 여성은 34%에 미친다.
그렇다면, 남성들의 ‘골(骨)병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
무엇보다 잘못된 식습관에 원인이 있다. 뼈는 재생하는 장기로서 조골세포와 파골세포의 재생작용을 통해 약 35세 전후까지 가장 곧고 굵은 골격을 형성하고 그 이후부터 점점 골밀도가 떨어지게 된다. 즉, 젊었을 때 불규칙한 식사습관과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할 경우 뼈에 꼭 필요한 미네랄 성분이 전달되는 것을 방해해 뼈 재생에 방해를 받게 된다. 그 외에도 과도한 관절 사용이나 칼슘부족, 비만과 운동부족 등도 뼈 건강에 좋지 않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40대 이상 남성들이 정기적으로 골밀도검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로 ▲성욕감퇴·무기력증 같은 성호르몬 저하 증상을 겪는 경우 ▲하루에 햇빛을 10분 이상 쬐지 않는 경우 ▲흡연이나 음주를 하는 경우 ▲부모 중 골다공증성 골절을 겪은 사람이 있는 경우 ▲성인이 된 후, 자신의 키보다 낮은 높이에서 떨어져 골절을 겪은 경우 ▲40세 이후, 키가 3cm이상 줄어든 경우 ▲저체중(체질량지수가 20미만)인 경우 등에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시하였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칼슘과 비타민 D를 꼬박꼬박 챙겨먹는 것이 중요하다. 칼슘은 따로 보충제를 먹는 것도 좋지만 하루에 두부 한 모, 치즈 두 장, 견과류 한 줌, 우유 두 잔 중 하나를 섭취하면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특히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 환자의 약 65% 정도가 뼈 손실을 막아주는 비타민 D의 부족현상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비타민 D는 햇볕을 쬐면 피부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매일 30분 정도 집 주변을 가볍게 산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미 골다공증으로 진단받은 경우라면 뼈를 보호하는 근육을 키워 넘어졌을 때 골절의 위험을 최대한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김옥걸 과장은 “골다공증 환자는 약물 치료를 받을 경우, 골절 위험을 50~70%까지 줄일 수 있다”며 “중년 남성들의 경우 골밀도검사를 통해 뼈의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전문의와 상의 후 생활 속 예방과 함께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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