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 석탄화력발전 사업 지원금은 수출신용기관 중 세계 5위에 해당한다. 자료출처=WWF
수은은 그간 국내 기업의 발전소 해외진출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지난 2012년 4월 대우건설은 일본 미쓰이물산 컨소시엄과 함께 ‘모로코 조르프 라스파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 수주를 받았다. 당시 대우건설은 프랑스 알스톰 컨소시엄 등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다. 이 뒤에는 3억 5000만 달러를 지원한 수은이 있었다. 2013년 12월에도 현대중공업에 12억 3000만 달러를 지원했고 그 결과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전력공사로부터 발전소 관련 단독 수주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수은의 행보는 환경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기획재정부는 수출입은행을 통해 석탄화력발전 수출에 막대한 금융지원을 계속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녹색기후기금에 참여해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사업을 지원하겠다는 정책 혼선에 빠져있다”며 “기획재정부는 석탄화력발전 지원이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복지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이는 녹색기후기금의 역할과 설립 목적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녹색기후기금 이사회가 인천 송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수은이 녹색기후기금의 이행기구로 승인될지 여부가 결정된다. 이행기구는 녹색기후기금의 사업을 수행하고 기금 분배의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수은은 지난해 6월 이행기구 인증을 신청했다.
한국수출입은행 본사 전경.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석탄화력발전에 적극 투자하는 수은이 녹색기후기금 이행기구가 될 수 없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입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은 “기획재정부와 수은이 석탄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정책을 조속히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에 대한 명확한 선언 없이 녹색기후기금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수은이 녹색기후기금에 이행기구로 신청하며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이 기후변화 대응 관련 사업에 지원한 금액은 1991년 이후 현재까지 29억 달러 수준이다.
녹색기후기금은 지난 2013년 UN 기후변화협약의 기후재원 운영기구로 출범했다. 저개발국가의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 지원을 통해 저탄소 발전과 기후 회복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한국 정부는 2008년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비전으로 선언하고 2012년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송도에 유치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