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남긴 승부패
◇2도=백1로 막을 때 흑2로 호구친 것이 준비된 수. 백3으로 한 번은 따냈으나 흑4 다음 6으로 되따내자 백7이 불가피하다. 이래서 흑A로 여길 다시 끊어 큰 패가 벌어진 것. 흑보다는 백의 부담이 큰 패인데다가 전체적으로 흑이 두터운 국면이어서 팻감도 흑이 많은 상황. 백은 이 패에서 손해를 보았고 그게 결국 백의 패인이 되었다는 것이 대국자 콩지에 9단과 검토실 기사들의 중론이었다. 백1로….
◇3도=백1로 잡는 것은 흑2에서 4로 상변 백 대마가 잡힌다.
◇4도=그렇다고 <2도> 흑2 때 백1로 잇는 것은 때늦은 후퇴. 흑2에서 4로 넘어가 역시 백 대마가 함몰한다. 다음 백A는 흑B로 그만이다. 백C로 끊는 수가 없다.
◇5도=백1로 물러서는 것이 정수였다는 것. 다음 흑2로 끌어내고 백3으로 잡는 정도인데, 흑이 약간 득을 본 모습이지만 결정타는 아니어서 바둑은 또 지금부터였다는 것. 이후 끝내기에서도, 이 9단은 시간이 좀 여유가 있었고, 콩지에 9단은 마지막 1분 초읽기에 몰리는 상황인데도, 콩지에 9단은 빈틈을 보이지 않고 정확한 계산으로 바둑을 마무리했다.
검토실에서 서봉수 9단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창호 9단의 강점은 냉정침착, 부동심이었다. 요즘은 다 냉정침착하다. 강자 중에 침착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침착하지 않으면 강자가 될 수도 없다.”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