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담배, 스트레스에 찌든 남성에게 섹스는 즐거움이 아니라 괴로움 그 자체다. 반면 전업주부의 경우 아침에 집안 일을 마쳐 놓으면 남편을 기다리고 정성스럽게 아이를 보살피는 일을 한다. 비극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남성은 피로에 찌든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성욕은 남녀 모두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때는 성욕에 있어서 상당한 불균형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대해 대부분의 남성들은 일종의 편견을 갖고 있다. 섹스가 피로를 더욱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섹스 행위에 들어가는 열량은 사실 가벼운 체조를 하면 어느 정도 그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다. 결국 섹스는 오히려 피로감을 덜어 준다고 할 수 있다.
보통 섹스를 할 때 소모되는 칼로리는 정상위일 경우에 25Kcal에 불과하다. 섹스의 모든 과정을 통틀어서 가장 칼로리 소모가 많다는 오르가슴 시에도 1백Kcal 밖에 소모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는 섹스에 관련된 또 하나의 편견이 있다. 잦은 사정이 몸을 상당히 허약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전해져 오는 접이불루, 즉 성생활을 하되 사정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물론 잦은 사정은 영양분을 외부로 배출시키는 경향이 있고 다소 허해지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과학적으로 살펴보면 그다지 정확한 말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한번 사정에서 분출되는 정액은 3~4cc 정도. 이 중에서도 90%는 물이고 나머지 10%만이 단백질이다. 결론적으로 4cc의 정액을 분출한다고 하더라도 그 중에서 단백질은 0.4cc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섹스로 인한 영양분이 상당히 배출된다거나 이로인해 피로감이 가중된다는 것은 100% 타당한 말은 아니다. 섹스는 오히려 몸에 활력을 심어주고 뇌 속 신경전달 물질인 베타 엔돌핀의 분비를 촉진해 정신적으로도 상쾌함을 주기도 한다.
강경훈 연세합동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