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여름에 먹는 수박씨는 사포닌 성분이 풍부하다. 고대 이집트에서 처음 시작된 수박 재배는 사실 씨를 먹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사포닌 성분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이뇨작용도 도와준다. 그 안의 리놀산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수박씨를 그냥 먹어서는 성분을 흡수하기가 어렵다. 씻어서 그늘에 말려 먹는 것이 효과가 탁월하다. 완전히 마르면 프라이팬에 넣고 색이 노릇해질 때까지 볶는다. 거기에 끊는 물 200cc와 벌꿀을 첨가해 ‘수박씨 차’를 만들어 하루에 2번 정도 마시면 좋다.
수박씨와 같은 사포닌이 포함된 것으로 복숭아씨도 빠질 수 없다. 복숭아씨 한 개를 볶아 먹으면 이뇨작용이 원활해진다. 물로 인한 비만으로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딱 좋은 음식이다. 왠만한 다이어트 식품을 능가하는 효능을 보인다.
가을에 무르익는 호박의 씨앗은 햇볕에 말린 뒤 까서 먹어야 한다. 이 알맹이는 체력증강, 혈압저하, 전립선비대 예방과 건위정장의 효과가 있다. 신장이 약한 사람은 호박씨 30g에 물 600ml를 부어 양이 절반이 될 때까지 삶아 그 물을 하루 3번씩 마시면 신장의 통증이 싹 가신다. 위장이 약한 사람은 호박씨 알맹이 15g∼30g을 죽에 끼얹어 저녁마다 먹으면 좋다. 호박씨를 볶아서 까먹으면 정력증진의 효과를 본다.
비만으로 고민인 사람은 해바라기씨와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다. 해바라기씨 속살의 토나린 성분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저하시켜 다이어트나 동맥경화 예방에 좋다. 굳이 말릴 필요 없이 시판된 제품을 사서 먹어도 효과는 똑같다. 술안주로 활용하는 것도 추천할 만 하다. 해바라기씨를 갈아 샐러드 드레싱과 섞어 써도 좋다.
눈에 피로가 느껴질 때는 살구씨가 좋다. 살구씨는 한방재료로 쓰일 정도로 몸에 좋은 식품. 눈이 침침하거나 귀가 멍할 때 씻은 듯이 낫게 해 준다. 설사를 막아주고 감기예방에도 좋다.
참깨와 포도씨는 알레르기, 암, 동맥경화, 심장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그 자체로는 먹기가 힘들지만 참기름, 포도기름으로 짜서 먹으면 된다. 포도의 경우는 딱딱한 껍질을 깨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시판되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피망의 씨앗은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캅사이신이란 성분이 지방분해를 도와준다. 하루 다섯개씩 피망씨를 전자렌지에 90초 정도 데워 먹으면 좋다.
일본 오키나와가 산지인 고야씨는 인슐린 분비를 도와준다. 항암물질인 모모진, 혈당수치를 억제하는 인슐린 유사 물질이 풍부하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전통약재로 고야씨를 많이 쓴다.
무심코 버리는 씨앗에 얼마나 많은 영양이 포함되었는지 알았다면 이제 실생활에 적용해 보자. 비싼 보약도 필요 없을 테니 말이다.
이연주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