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앳된 모습의 여학생이 병원을 찾았다. 환자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눈 아래가 두툼하게 튀어 나온 모습이었다. 의견을 물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눈밑의 불룩한 심술단지가 자신의 가장 큰 콤플렉스란다. 여학생은 친구들이 자신의 첫 인상을 그늘지고 어둡게 보인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푸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눈밑은 지방주머니가 늘어져 왠지 어두운 인상으로 보였다.
얼굴을 자세히 보니 눈 아래와는 다르게 쌍꺼풀이 있는 눈 윗부분은 오히려 푹 꺼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눈 윗부분의 꺼진 부분도 함께 수술을 한다면 얼굴 전체의 균형을 고려할 때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러자 여학생은 꺼진 눈도 교정이 가능하냐며 반색을 한다. 그 환자는 결국 눈 아래의 심술단지 다크써클은 눈밑 지방 제거수술로, 눈 윗꺼풀의 푹 꺼진 부분은 미세지방 이식수술로 밝은 인상의 눈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사실 한국인에게 있어서 이러한 다크써클은 아주 보편화된 ‘질환’중 하나다. 오죽하면 영국의 의학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이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를 토대로 다크써클을 질병으로 분류하기까지 했을까. 한 시대를 풍미한 3김(金)씨도 이 두툼한 심술단지를 피해갈 수 없었는가 하면 최근 일부 정치인은 눈밑지방 제거수술로 이미지를 개선해 보려고 할 정도다.
과거에는 단순히 눈밑의 지방주머니를 제거해 불룩한 눈밑을 편평하게 함으로써 이미지를 개선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부분적으로는 꺼져 보이는 부분은 환자본인의 지방을 주입하는 이식술을 시행하고, 불룩한 부분은 레이저로 제거해내는 미세수술법이 등장해 더욱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수술은 수술 당일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환자 본인 외에는 주변사람들도 수술 사실을 눈치 채기 힘들 정도로 감쪽같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피부의 늘어짐이 너무 심하거나 주름이 심할 경우 고전적인 안검성형수술이나 레이저 박피를 함께 시행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최정호 성형외과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