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의원 ‘경포도립공원 해제’ 관련 법안 발의 뒤 사촌동생 땅 대거 매입…교감 있었나?
6월 29일. 새누리당 권성동의원 사촌이 구입한 강원도 강릉시 안현동 일대의 부동산 필지.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지난 5월 29일, 19대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서 ‘자연공원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이로 인해 웃음을 짓고 있는 곳은 강원도 강릉시민들과 개발업자들이었다. 30년 동안 개발제한에 막힌 ‘경포 도립공원’이 해제 수순을 밟게 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강릉은 2년 후 동계올림픽까지 예정된 터라 그동안 어려운 지역경제에 새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강릉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비박계 핵심이자 20대 국회 전반기 법사위원장을 맡은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의 노력이 지대했다. 권 의원은 지난해 4월께,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뿐만 아니라 권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경포 도립공원 해제 추진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며 강릉 주민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발의안의 핵심은 시·도지사 또는 군수가 도립공원 또는 군립공원의 지정을 해제하거나 규모를 축소할 경우, 지정 해제 또는 축소하려는 규모 이상을 새로이 지정 또는 편입할 경우에는 환경부장관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여도 되도록 함에 있다. 난개발 등 부작용을 의식해 그 절충안으로 ‘총량제(기존 도립공원의 부지를 해제하려면, 또 다른 부지를 새롭게 공원 부지로 지정해야 함)’가 포함되긴 했지만 기존의 환경부 승인을 생략함으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적 권한이 높아진 셈이다.
그런데 최근 강릉 현지에서 권 의원의 이 같은 노력과 성과에 대한 찬사 뒤에 불편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권 의원의 사촌동생이자 지역 건설사 S 사 대표인 권 아무개 대표가 지난해 7월부터 올 3월까지 회사와 본인 명의로 경포 도립공원 내 일부 부지(강원도 강릉 안현동 위치)를 대거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일요신문>이 현장을 직접 찾아 확인한 결과, 실제 해당 부지 근처에는 소규모 펜션 몇 채와 가정집이 자리했을 뿐 제대로 된 개발은 제한된 상황이었다. 다만 경포 도립공원의 메인지역이라 할 수 있는 해수욕장과 지근거리에 위치해 있었으며 바로 앞에는 바닷가가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만약 개발제한이 해제만 된다면 최적의 장소와 다름없었다.
무엇보다 매입 시기가 참 묘하다. 지난 4월 권성동 의원이 관련 개정안을 처음 발의하고 불과 3개월 뒤 권 대표와 S 사가 부지를 대거 매입했기 때문이다. 이후 권 의원은 20대 총선 공약까지 내걸며 의지를 불태웠고 개정안은 지난 5월 29일 본회의를 극적으로 통과했다.
<일요신문>과 만난 강릉 현지의 한 관계자는 “이 모든 게 1년 사이 벌어진 일”이라며 “권 의원과 사촌인 권 대표 사이에 어떤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권 의원 측은 적극 반박하고 있다. 기자와 통화한 권 의원 측 관계자는 “우리는 S 사가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는 사실을 애초 알지도 못했다. 인근 주민의 민원을 해결하고자 알아보다가 최근에서야 우연히 알게 됐을 뿐”이라며 “S 사 측이 우리 의원실에서 관련 개정안을 발의한 정보를 얻어 땅을 매입했다는 것은 전혀 말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과거에도 권 의원과 권 대표가 사촌이라는 이유로 말도 안 되는 의혹이 제기되곤 했지만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라며 “권 대표나 권 의원은 만나도 사업에 대한 얘기는 일절 하지 않는다. 오히려 외부의 그릇된 시각 때문에 손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S 사 측 역시 앞서 권 의원 측과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지난해 해당 부지 구입 경위에 대해 S 사 측 관계자는 “원래 땅주인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어 경매 직전 급하게 내놓은 땅이었고, 지난해 3월경 중개인을 통해 우리 쪽에 매입의사 타진이 왔다. 그 이전엔 인지조차 못한 부지였다”며 “현재 강릉은 동계올림픽 때문에 많은 숙박시설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사업부를 통해 오랜 검토 끝에 매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부지의 개발제한 여부에 대해 S 사 측은 “현재 강릉은 동계올림픽 때문에 많은 숙박시설을 유치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현 부지는 도립공원 해제와 별개로 강원도, 강릉시가 허가를 내준다면 사업시행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의혹의 핵심인 권성동 의원과의 교감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듣고 보니 공교롭게도 시기가 맞물려간다고 볼 수 있겠지만 우리는 전혀 무관하게 사업을 진행한 것”이라며 “의원과 오너는 친인척 관계지만 우리 회사는 남의 힘을 빌려야 하는 허약한 회사도 아니고 향토기업으로서 지역에서 상당한 기반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강릉=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바로 잡습니다] 본지는 지난 7월 2일 제1260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사촌동생 수상한 땅 거래 앞과 뒤’의 기사를 통해 자연공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권 의원과 이 과정에서 경포도립공원 내 개발제한구역의 임야 및 토지를 매입한 사촌동생 S 사 권 아무개 대표의 사전 교감 의혹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권 의원 측은 ‘해당 법안은 경포도립공원 내 거주 주민들의 요청 및 강릉시․강원도의 요구에 따라 개정한 것이며 이미 해당 법안은 오랜 기간 해당 지역에서 추진해 온 현안이었다. 또한 당시는 해당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확신할 수 없었으며 수정 가능성(실제 수정안 본회의 통과)이 있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S 사 권 대표의 교감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혀왔으며 이에 본지는 양 측의 실제 교감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기에 바로잡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