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사람의 몸에서도 정전기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몸에 전기가 축적되어 있다가 다른 물체에 접촉하거나 사람끼리 손을 잡을 때, 입술을 맞댈 때 어김없이 순간적으로 방전을 일으키며 따끔한 맛을 보여준다.
전기에 의한 충격이라 해서 ‘전격’이라 부른다. 이때 일어나는 정전기의 순간 전압은 무려 3천5백볼트나 된다. 그 이상이 되는 수도 있다. 가정용 전기인 2백볼트에서도 감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순간 전압은 엄청난 고압이다. 그러면 사람이 어떻게 이런 고압에서도 무사할 수 있을까.
다행히 전기의 양이 극히 적어서 아주 짧은 찰나에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그 시간은 약 10억분의 1초 정도로 짧다. 사람이 위해를 입을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생활정전기는 적지 않게 신경이 쓰인다.
다른 사람과 피부를 접촉하는 순간 뿐 아니라 자동차의 문을 열려고 할 때, 컴퓨터를 켤 때, 옷을 갈아입을 때 등 정전기가 일어나는 경우는 많다. 이밖에 산업현장에서는 이 순간 전격에 의해 계산기 반도체 등의 생산에 장해가 발생할 수도 있고, 가연성 가스를 사용하거나 가스가 발생되는 저유소 등 특수한 작업장에서는 정전기 충격이 화재나 폭발의 직접 원인이 되는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정밀 산업 현장에서는 정전기 방어시설이 필수다. 정전기란 말 그대로 ‘정지돼 있는 전기’다. 피부와 옷, 차체와 바람 등 마찰에 의해 물질 분자의 내부에서 이온이 움직여 전기가 발생한다. 이 전기는 곧 다른 물체와의 접촉을 통해 방전되는데, 만일 방전될 수 있는 환경이 안될 때는 발생된 장소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전기가 다른 물체와 접촉할 때 순간적으로 대상 물체로 옮겨가면서 전격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생활 정전기를 벗어나려면 실내의 경우 우선 적정 습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습도가 높으면 보통의 정전기는 공기중으로 방전되어 정전기의 피해를 벗어날 수 있다.
자주 환기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기를 띠는 물체는 접지를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접지란 전기를 띈 물체로부터 땅바닥으로 전기를 흘려보내도록 전도성 높은 선을 바닥에 연결하는 것. 자동차의 배기구 등에 금속 꼬리를 달아 땅바닥에 닿게 하면 이 차체에서는 정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유조차 등은 흔히 이러한 접지장치를 달고 있다. 유조선의 선원들은 몸에서 생긴 전기가 자연 방류되도록 바닥과 절연되지 않는 신발을 신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