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질환도 여름의 불청객. 더위를 식혀 보려고 찬 음료를 찾다보면 배탈을 부를 수 있고 전체적인 소화기능이 떨어진다. 더구나 시원한 청량음료에는 당분이 많아 당뇨나 비만 환자에게는 해롭기 짝이 없다.
이럴 때는 청량음료 대신 시원한 차를 마시는 것이 제격이다. 차는 뜨겁게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여름에는 냉장고에 넣어두고 차게 마실 수 있는 차도 많다. 차가운 냉기로 갈증도 풀고 체력을 보강하며 여름철에 흔히 겪을 수 있는 소화기 등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면 일석이조다. ‘여름을 나는 좋은 차’를 알아본다.
배탈 식중독 막는 차
여름에는 곧잘 배탈을 일으킨다. 더위에 지쳐 식욕이 떨어지기도 하고 찬 음료를 연거푸 들이키다 배탈을 만나기도 한다. 여름철에 흔히 찾는 냉커피나 청량음료는 소화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도 심해진다. 배탈도 막아주고 건강에도 이로운 차를 마시자.
▲매실차:다른 계절에도 그렇지만 여름에도 잘 어울린다. 매실은 정장효과가 뛰어나 여름철 소화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변비와 설사를 예방하며 더위를 먹어 어지럽고 구토 증세가 올 때도 속을 가라앉혀 준다.
시원하고 독특한 향을 풍기는 매실은 5∼6월 사이에 과실이 익기 때문에 과즙이 무르익은 여름철에 이용하기 알맞다. 매실의 과육은 대부분 수분으로 약 85%를 차지한다. 그 외에 약 10% 정도의 당분과 사과산 구연산 호박산 주석산 등 유기산을 함유하고 있어 신맛이 강하다.
새큼한 맛을 내는 이러한 성분들은 입맛을 돋구는 데도 좋다. 또한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으며 전염병 예방, 폐결핵, 기침 등에도 매실차를 상복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 만들기: 매실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준비된 매실을 잘 닦아 큰 용기에 설탕과 매실을 층지게 번갈아 담는다. 그리고 맨 윗부분은 설탕으로 두껍게 덮은 후 밀봉해 그늘진 곳에 보관한다. 설탕이 흘러내리기 시작하면 하루에 한두번씩 잘 저어주고 매실이 쪼글쪼글해지면 체에 한 번 걸러준다. 걸러진 매실액은 약한 불에 살짝 끓인 다음 식혀 보관하는데, 냉수나 온수에 조금씩 타서 먹으면 된다. 매실차를 만들기 전에 알이 굵은 매실을 그늘진 곳에서 하루쯤 숙성시키면 색과 향이 좋아진다.
▲녹차:녹차의 효능은 이미 충분히 알려져 있다. 항암 효과를 비롯해 당뇨, 류머티스 관절염 등 각종 질환에 효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녹차는 속을 다스리는 데에도 좋은 차다. 위 궤양을 다스려 속을 편안하게 해주며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는 식중독을 예방하는 효과도 뛰어나다.
식중독은 세균이나 화학성분, 자연독 등에 의해 일어나는데 그중에서도 세균에 의한 식중독이 전체의 80%를 차지하며 가장 위협적이고 생명까지도 위협한다. 식중독에 걸리면 설사 구토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일어나는데 녹차는 항균작용과 함께 세균이 분비하는 독소를 해독하는 항독소 기능도 갖고 있다. 특히 살모레라, 비브리오, 리스테리아, 스타피로코커스 같은 병원성 식중독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효능은 차잎에 함유돼 있는 카테킨 성분 때문이다. 녹차 한잔에는 1000ppm정도의 카테킨이 함유돼 있다. 수백 ppm 정도의 낮은 농도로도 충분히 식중독균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녹차의 항균 작용은 그만큼 뛰어나다.
▲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고 있다. 바캉스를 떠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특히 더위를 심하게 타는 사람은 체질에 맞는 여름차를 준비해 마시면 한결 견디기가 쉽다고 한다. | ||
식중독균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오염된 식품을 섭취한 후 발병까지는 12∼36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녹차를 수시로 마시고 있다면 발병 자체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타:마늘에 함유된 피톤치드는 살균효능이 있어 마늘차를 마시면 대장균을 비롯한 유해균을 없애고 배탈, 장염 등을 가라앉힌다. 쑥잎차도 좋다. 쑥은 위를 따뜻하게 하고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기능을 돕는다. 평소 손발이나 아랫배가 찬 사람에게 좋으며 여성들에게는 더욱 좋다. 끓였다가 80∼90도 정도로 약간 식힌 물에 잘 말린 쑥잎을 넣어 우려내면 된다.
더위 이길 기력 주는 차
더위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무더위에 시달리다 보면 식욕도 떨어지고 몸은 천근만근 늘어진다. 보양식을 한번 먹어 볼까 하는 생각을 갖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물론 보양식도 좋지만 늘 마시는 커피나 음료를 시원한 차로 바꿔보면 어떨까.
▲오미자차: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 ‘오미자’지만 사과산과 주석산이 많이 들어있어 신맛이 가장 강하다. 신맛을 내는 성분은 수축작용과 관련이 있어 땀샘이 지나치게 확장되는 것을 막으면서 땀을 조절한다.
오미자차는 여름을 나는 수험생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비타민A와 C가 풍부해 피로회복이 빠르며 대뇌 중추에 미치는 약리작용이 강해 사고력 기억력 주의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오미자는 자양강장제로 쓰이며 폐를 튼튼히 한다. 또한 더위로 인한 심한 갈증이나 설사를 멈추는 약재로도 쓰여 왔기 때문에 여름엔 무엇보다도 오미자차가 유용하다.
오미자를 우릴 때는 생강 계피와 함께 12시간 정도 담가 놓으면 좋다. 충분히 우러나면 체에 걸러 중불에서 10분 정도 끓이고 한 번 더 체로 걸러낸다. 그리고 물에 섞어 마시는데 여름에는 차갑게 해서 마시면 더 좋다.
▲인삼차:인삼이라고 하면 열기가 떠오르기 때문에 여름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대표적인 보양강장제인 인삼은 체질이 거부하지 않는다면 어느 철에 섭취해도 무방하다. 땀을 많이 흘려 기력이 없거나 갈증을 느낄 때 마시면 효과가 있다. 또한 생체의 전반적인 저항력을 강화시켜 주기 때문에 더위를 물리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인삼의 다양한 효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신체 기능이 떨어지지 않고 일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며 면역력 향상, 피로회복, 혈액순환 등에 효과가 있다. 또한 사포닌 성분은 기억력을 개선시켜 학습능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좋다.
인삼차를 만들 때는 수삼을 준비한다. 수삼을 갈아서 우유나 주스에 넣어 마셔도 좋고 끓는 물에 타서 마셔도 좋다.
수삼이나 홍삼을 통째로 물에 넣어 달여 마시는 것도 방법. 그러나 인삼이 열 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몸에 열이 많이 나는 사람이나 감기로 인해 열이 나는 사람은 인삼차를 피하는 게 좋다.
기 타
▲대추차:열대야 때문에 잠을 못잘 때는 대추차가 좋다. 대추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신경쇠약이나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생대추는 불면을 유발하므로 반드시 차로 끓여 마셔야 한다. 두세 토막으로 자른 대추를 씨와 함께 넣어 끓이면 되는데 대추 자체에 당분이 많으므로 설탕이나 꿀은 넣지 않아도 된다.
▲황기차:황기차는 땀이 나는 것을 막아주고 기운을 북돋아줘 몸이 야윈 사람이나 허약한 사람에게 좋다. 황기를 썰어 꿀물에 담갔다가 달여서 먹는데, 하루 서너 번씩 마시면 어른들뿐 아니라 식은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윤은영 건강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