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세균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 질병이 식중독이다. 식중독 위험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해마다 여름이면 고생하는 사람이 꼭 생긴다. 치명적인 경우는 드물지만 한번 발병하면 한동안은 지독한 몸고생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예방에 최선을 기울이는 것이 고생을 더는 비결이다.
여름에 구토 복통 설사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식중독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같이 식사한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면 식중독 가능성은 더욱 높다. 특히 요즘같이 비가 많이 오는 장마 때는 위생상태가 불량해져 식중독 발생확률이 더 커진다.
식중독 예방이 쉽지만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통계에 따르면 일반 가정에서보다는 학교나 식당 등 집단적으로 급식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주로 감염되기 때문이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식중독균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러나 일반 가정이라고 해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일반 가정에서도 매년 식중독균 감염 사례는 발생한다.
▲ 여름철에 자주 걸리는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 과는 달리 가정에서도 애완동물 등을 통해 감염돼 자주 발 생한다. 애완동물을 만졌을 때에는 항상 손을 깨끗이 씻 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 ||
식중독은 세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 생긴다. 세균에 오염됐다고 해서 바로 식중독을 일으키는 건 아니다. 인체에 중독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1백만 마리 정도까지 세균이 증식했을 때다. 하지만 식중독균 한두 마리 정도야라고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 장마철 같은 환경에서는 단 한마리의 세균이 4시간만에 수백만 마리로 증식하기도 한다.
식중독균 중에 가장 흔한 것은 포도상구균이다. 주로 조리하는 사람의 상처부위에서 번식하다가 음식물로 옮겨가 식중독을 일으킨다. 잠복기가 2∼4시간 정도로 짧아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심한 구토와 경련을 일으킨다.
하지만 치유속도는 빠른 편. 이삼일 정도면 저절로 증상이 사라진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노민곤 원장은 “간혹 증상이 견디기 힘들어 지사제나 항생제를 먹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오히려 치유 속도가 느려진다”며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서 쉬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식중독을 잘 일으키는 식품 가운데는 달걀이나 우유처럼 일반 식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음식이 있다. 닭의 대변에 섞여 있던 식중독균이 달걀의 미세한 틈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이 식중독균에 감염되어 이들 동물과 접촉하는 사람이 감염되는 경우도 흔하다. 애완동물이 있는 가정에서는 더욱 청결에 주의해야 한다. 동물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동물성 식품은 반드시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생선 등 어패류를 날것으로 섭취했을 경우에는 비브리오균에 의해 식중독이 일어날 수 있다. 비브리오균은 염분이 높은 환경에서도 오래 생존하기 때문에 젓갈류라도 안전하지는 않다. 특히 간경변이 있는 환자가 비브리오균에 감염될 경우 온몸에 물집이 생겼다가 괴사하면서, 심하면 생명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
어떤 질병이나 그렇지만 식중독도 예방이 최선이다. 식중독균이 증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인 여름철에는 평소 식중독 예방 수칙을 숙지하고 철저히 지켜야 한다.
[식중독 예방수칙]
▲ 육류는 70도 이상에서 익히고 과일과 야채류는 신선하게 먹는 것도 좋지만 세척에 유의해야 한다.
▲ 조리한 음식을 실온에 보관하면 미생물이 증식하기 쉬우므로 적당량만 조리해 가급적 한번에 다 먹도록 한다. 조리한 식품을 4시간 이상 보관할 때는 60도 이상이나 10도 이하에서 보관한다. 그러나 조리한 음식의 경우 냉각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먹을 때 다시 가열해서 먹는 것이 좋다.
▲ 조리한 음식과 조리하지 않은 음식을 같이 둘 경우 조리한 음식이 식중독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으므로 서로 섞이지 않도록 한다.
▲ 생선이나 육류에 묻어 있던 식중독균이 조리도구를 매개로 다른 음식물에 전염될 수 있으므로 조리도구를 청결하게 유지한다. 행주 도마 칼 등은 매일 살균 소독 건조시키는 것이 안전하다.
▲ 장마철에는 약수나 정수기물 대신 끓인 물을 먹는다.
▲ 손을 통해 세균이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자주 씻고 청결을 유지할 것.
▲ 상온에 오래 방치했거나 유통기한을 넘긴 고기 우유 치즈 마요네즈 등은 아무리 냉장보관 했다 하더라도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윤은영 건강정보작가 dy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