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방에선 함초가 귀한 약재로 대접받았다. 중국 고대 의서인 <신농본초경>에서는 함초를 ‘불로장수의 귀한 풀’이라 묘사했을 정도다. 근대에 들어 함초의 약리성분이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함초는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함초는 주로 서해안의 개펄이나 염전 주변에 무리를 지어 자라는데, 함초가 함유한 유효성분이 풍부한 것도 서식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만조 때 바닷물 속에 잠긴 함초는 간조 때 햇빛을 받으며 해수 성분에 남아있는 각종 미네랄과 유익한 효소성분들을 체내에 흡수한다.
함초는 소금을 주영양소로 해서 자라는 특이한 식물이다. 소금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물질이지만 소금을 주 영양소로 하는 생물은 함초말고는 없다. 함초는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소금을 비롯해 칼슘, 마그네슘, 칼륨, 철, 인 등 갖가지 미네랄을 흡수하면서 자란다.
때문에 함초는 다른 어떤 식품보다 많은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으며, 칼슘은 우유보다 7배가 많고 철은 김이나 다시마의 40배에 달하는 양을 머금고 있다. 칼륨은 굴보다 3배가 높으며 그밖에도 바닷물 속에 들어 있는 90여 가지 미네랄이 골고루 들어 있다. 미네랄은 우리 몸의 대사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5대 영양소 중 하나다.
이러한 영양소들이 혈액을 맑게 하고 면역 기능을 높여준다. 가장 두드러진 함초의 효능은 장을 청결히 해준다는 것이다. 함초에 농축되어 있는 바닷속 효소 성분은 작은창자 벽에 붙어 있는 끈적한 노폐물인 숙변을 분해하고 장을 자극, 수축시켜 숙변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한다.
함초의 성분중 41.5%가 식이섬유로 밝혀졌는데(한국식품연구소, 1996년 8월), 이 성분들은 장의 운동을 도와 대장에 남아 있는 숙변까지 배출시켜 준다. 복용 1∼2개월이면 대변의 양이 평소의 두세배 량으로 늘면서 검은 숙변이 빠져나온다.
이때 혈관과 세포의 불필요한 지방질과 노폐물 등을 분해해 배출시키므로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며 여드름과 기미, 주근깨 등도 자연스럽게 치유되고 피부도 윤택해진다. 국내의 한 바이오벤처기업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함초는 콜린과 비테인, 다당체, 식이섬유 등을 다량 함유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콜린은 지방간과 간경변을 억제하고 장내 중성지방을 수용성 지방으로 바꿔 체외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비테인은 혈액과 혈관, 장기의 지방질 및 노폐물, 독성물질을 배출시키고 삼투압을 조절, 피부의 탄력성을 높이는 효능이 있다.
함초의 약리 성분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함초를 이용한 각종 요리도 선보이고 있지만 함초는 어떻게 먹어도 상관이 없다. 함초를 말려 가루내거나 생즙을 짜서 소금 대용으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윤은영 건강정보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