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사는 지난 2012년 서울시에너지제로하우스 건립공사에 참여했던 이력이 있지만 지난 2013년과 2014년에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사를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던 업체다. A 사의 2012년 이전 서울시 관련 공사 수주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A 사가 2015년 따낸 하청공사는 서울시립과학관건립공사와 서울재사용플라자건립공사의 방수작업이다. 서울시립과학관은 2014년 2월에 착공돼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약 438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어 2017년 1월에 개관할 예정이다. 서울시재사용플라자는 지난 2015년 4월에 착공돼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약 74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역시 오는 2017년 개관한다.
서울시 측은 두 공사 모두 시공사가 따로 있고 그 시공사가 다시 A 사에 하청을 준 것이기 때문에 서울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시공사 측도 정당한 경쟁 입찰을 통해 A 사를 선정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 입찰 과정에서도 비리가 적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경쟁 입찰을 통해 A 사를 선정했다고 해서 무조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A 사는 건축 토목용 방수자재의 생산과 판매뿐만 아니라 방수시공까지 수행하는 방수 전문 종합건설기업이다. 반면 김 전 부시장은 건축 분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인물이다. A 사가 김 전 부시장을 채용한 까닭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김 전 부시장은 대학과 대학원에서는 스페인어와 국제관계학을 각각 전공했다. 김 전 부시장은 대학시절 운동권에서 활동하다 정치에 입문한 후에는 국회의원을 한 차례 지냈다. 지난 2011년에는 박원순 시장 후보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아 활약했고, 그 공로로 박 시장 취임 후 첫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임명됐다. 차관급인 정무부시장은 시의회와 정당, 국회와의 업무를 조정하는 등 정무적인 역할을 하는 자리다. 김 전 부시장은 부시장 재직 당시에도 건축분야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업무를 맡았던 것이다.
김 전 부시장은 지난 2014년 서울시 지하철 역사 내 자판기 사업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과 향응을 제공 받은 혐의로 구속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김 전 부시장은 현재 A 사에 정기적으로 출근도 하지 않고 있지만 매달 300만 원가량의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부시장은 “매일 출근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한 번정도는 A 사를 방문해 자문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시장은 A 사가 자신을 상임고문으로 임명한 이유에 대해 “자신이 시 행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냐”며 사실상 서울시와의 관련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김 전 부시장은 자신과 공사 수주와의 관련성은 완강히 부인했다. 김 전 부시장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그런 공사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처음 듣는다”며 “A 사는 방수공사 분야에서는 이미 유명한 업체라 대형 공사를 따낸 것이고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치인 출신이 건설업체에서 상임고문을 맡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느냐고 재차 묻자 김 전 부시장은 “내가 현재 한중교류협회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A 사가 중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어 그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A 사가 실제로 중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지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김 전 부시장은 자신이 A 사 상임고문으로 임명된 것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반면 A 사는 이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모든 답변을 거부했다. <일요신문>은 A 사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회사 측은 할 말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또 박 시장 측 입장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하고 메모를 남겼지만 끝내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가 없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
‘서울시 공사 수주 업체 박원순 최측근 영입 뒷말 도는 까닭’ 관련 반론보도문 본 인터넷 신문은 2016년 7월 7일자 정치면에 ‘서울시 공사 수주 업체 박원순 최측근 영입 뒷말 도는 까닭’ 제하의 기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최측근이었던 김 아무개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2015년 A건설업체 상임고문 취임이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대형공사 2건의 방수공사 하청을 A건설업체가 따낸 것과 관련된 대가성 채용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특별시는 해당 공사의 하청업체 선정은 시공사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A건설업체가 방수공사 하청을 따낸 것은 발주처인 서울특별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으며, 김 아무개 전 부시장 또한 해당 공사 하청과 관련하여 어떠한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