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노출 영상 보내고 용돈벌이…일부 청소년들 “알바보다 낫다” 인식 심각
채팅 애플리케이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하다보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글이다. 여성이 신체 일부 사진이나 영상을 성인 남성에게 보내면 돈 거래가 오간다. 이런 방식으로 알려진 음란물은 모바일 채팅을 통해 은밀하게 전달된다.
‘톡스폰’은 주로 랜덤 채팅방에서 10대 여성과 성인 남성 사이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진다.
최근 들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일명 ‘톡스폰’이라는 신종 불법 음란영상 매매가 판치고 있다. 톡스폰은 채팅 메신저상의 스폰서를 일컫는 말로 신종 불법 음란영상 매매를 일컫는다. 이 같은 행위는 ‘조건 만남’과 달리 직접 만날 필요가 없고,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10대들을 유혹하고 있다.
실제로 톡스폰을 해본 경험이 있는 이 아무개 양(18)은 “사진 건당 얼마씩 주는 사람도 있고, 주급으로 책정해 놓고 주는 사람도 있다”며 “일주일 동안 하고 30만 원까지 벌어봤다. 하지만 그만큼 노출 수위는 높아진다”고 털어놨다. 이 양은 이어 “한번 이것(톡스폰)으로 큰돈을 벌면 맛이 들려 쉽사리 그만두기가 쉽지 않다. 다른 아르바이트 자리 찾는 것보다 이거 한번 하는 게 더 편하고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인인증 절차가 없고 한 번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자발적으로 톡스폰을 하겠다고 광고하는 10대들도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랜덤 채팅 메신저를 들여다보면 ‘돈 기부해주실 분 들어와요’ ‘용돈 주실 분’ 등의 방을 만들어 놓고 남성을 기다리는 여성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톡스폰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까. 주로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상대방을 찾고 이후 상대 여성이 톡스폰에 응하면 채팅 메신저 아이디 공유로 비밀리에 둘만 있는 채팅방에서 만난다. 하지만 상대방이 톡스폰에 응했다고 해서 곧바로 아이디 공유를 하는 것은 아니다. ‘인증 단계’가 기다리고 있다. 실제 나이와 성별을 확인하고 싶은 남성은 구체적인 인증사진을 요구한다.
실제로 톡스폰을 목적으로 10대 여고생과 대화를 해본 적이 있다는 장 아무개 씨(31)는 “남자인데 여자인 척 장난치는 사람이 많아 구체적으로 인증사진을 요구한다”며 “‘손가락 검지 펴라’ ‘새끼손가락만 들어봐라’ 정도 요구하면 바로 사진 찍어 보내주는 사람도 있고, 거부하고 채팅방을 나가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성별, 나이 인증을 거친 뒤에는 아이디 공유를 통해 둘만의 채팅방을 만든다. 여기서는 여성의 손과 발, 가슴 등을 보고 가격을 정한다. 여성이 받는 액수가 많을수록 노출 요구 수위도 더 높아진다. 여성들의 신체 일부분이 확대된 사진과 자위 동영상까지 노출 수위가 매우 높다.
톡스폰의 가장 큰 문제는 신체 사진이나 영상을 타인에게 전송한 그 순간부터 유포 위험에 놓인다는 점이다. 이를 빌미로 구매자가 다른 사진을 요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렇게 전송된 사진들은 언제든지 음성적 경로로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될 수 있다. 아울러 이를 미끼로 구매자가 조건 만남 등 성매매를 요구하기도 한다.
동영상 삭제 전문 업체 산타크루즈컴퍼니 김호진 대표는 “실제로 서비스를 받는 고객은 연간 6000여 명인데 이 가운데 3000명 이상이 청소년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청소년의 경우 개인 프라이버시가 유출됐을 경우 자살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있어 전적으로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11조(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배포 등) 5항에 따르면, 청소년이 직접 자신의 신체를 찍은 사진 및 동영상을 건네받아 소지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또한 이를 영리목적으로 배포할 경우에는 아청법 11조 2항에 의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하지만 ‘톡스폰’ 같은 음란물 거래는 적발이나 단속이 사실상 쉽지 않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기획팀 관계자는 “채팅방에서 개인 간 비밀리에 이뤄지는 음란물 거래는 단속에 한계가 있다”며 “매매가 이루어진 다음 해당 음란물을 영리 목적으로 인터넷에 유포하거나, 음란물을 빌미로 협박을 하는 등 2차 범죄로 이어질 경우에만 주로 처벌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