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 육성 강조 등 자칫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돼 반려동물 부작용 초래 지적도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일요신문] 박근혜 정부가 반려동물 산업을 전면 제도화하기로 해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반려동물 산업을 너무 경제적으로 부각시킨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7일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반려동물 관련 지원 및 법률 제정을 추진하는 등 반려동물 연관 산업을 신산업으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먼저 반려동물 생산업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뀐다. 정부는 지난달 15일부터 ‘강아지공장’이라 불리는 생산업소 4600여 곳의 전수조사 내용을 토대로 반려동물 생산업 기준을 정비해 하반기까지 허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최근 ‘강아지공장(퍼피밀)’의 개 학대 실태가 보도된 후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여론이 확대된데 따른 것으로 반려동물 경매업에 대한 별도 기준도 마련된다.
올 하반기까지 수의사 점검 의무화 등의 관련 기준을 마련하고 판매업이었던 경매장을 경매업으로 분류하는 등 경매시설을 양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정부는 반려동물 등록제의 활성화를 위해 내장형 마이크로칩 외에도 외장형 인식표로 등록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개체관리카드 온라인 등록시스템 도입과 폐사·질병 등에 대한 판매자 사후책임 강화 ▲수의사만이 참여하는 협동조합 형태의 동물병원 설립 허용 ▲진료비 공시제 도입 등을 통한 보험 상품 개발 촉진 ▲동물용의약품 제조·수입 관리자 자격 확대 ▲반려동물 용품·사료업체의 신제품 R&D 지원 및 개발·수출 지원 ▲동물간호사 국가자격화 및 동물간호사 업무범위 설정 ▲반려동물 연관 서비스업(애견카페·미용·호텔·훈련 등)의 법적 근거 마련 및 업종별 기준 신설 ▲반려동물 장묘업 관련 기준 신설 ▲유기동물보호센터 인프라 확충 등 단계별 제도 개선 내용을 담은 ‘반려동물 보호 및 관련 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정부가 반려동물의 생산과 유통 등 전 과정을 제도화하여 반려동물 관련사업을 신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 방향이 타당한데 반해 대통령이 주재하는 무역투자회의에서 투자 활성화 대책으로 발표된 것이 과연 적절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당 양순필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반려동물 산업이 사람들의 돈벌이로만 인식돼 왔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이 동물의 생명과 복지를 유린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정부는 반려동물 정책을 신산업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동물복지 관점도 균형 있게 갖춰 줄 것을 당부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신산업 지원을 통한 경제시장 확장보다는 제도정비와 부작용에 대비한 관리감독을 통한 질적인 반려동물에 대한 문화인식개선 위주로 나아가야만 반려동물 산업이 효율적으로 사회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