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경찰은 유흥업소 종사자인 A 씨의 직업적 특성상 범죄 노출이 쉽다는 점과 일용직 노동자인 김 아무개 씨와 함께 퇴근한 뒤 사라졌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에 실종 수사로 전환했고, 6일 만에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
A 씨 통화 기록을 조회해본 결과 마지막 기록이 신안군의 한 섬인 안좌도로 잡혔다. 경찰은 승선 내역을 확인하고 섬 일대를 수색해 6월 30일 A 씨 소유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은 승선기록과 CCTV를 분석해 A 씨 소유 차량을 김 씨가 몰고 섬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김 씨를 지난 7월 1일 긴급체포했다. 김 씨는 애초 유력한 용의자로 용의 선상에 올랐던 인물이다.
신안군 섬에서 발견된 A 씨 차량.
김 씨와 A 씨는 5월 초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6월 21일 밤 둘은 김 씨의 집으로 향했다. 김 씨는 A 씨와 실랑이를 벌이던 중 우발적으로 A 씨를 목 졸라 살해하게 된다. 당시 A 씨는 김 씨에 “TV를 사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목포경찰서 신규근 여성․청소년수사팀 팀장은 “김 씨는 평소 A 씨가 자신을 ‘스폰서’로 여긴다고 생각해 불만이 있었다”며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평소 사이는 ‘부부’처럼 보일 정도로 좋았다고 한다. 김 씨는 사체를 이불로 말아 테이프로 감싼 뒤 A 씨 차량 뒷좌석에 실었고, 안좌도에 들어가 야산에 유기했다.
김 씨는 과거 강간과 살해 죄로 12년을 복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엔 강도 죄와 살해 죄로 3년 6개월을 복역한 뒤 올해 2월 출소했다. A 씨 사체는 7월 4일 섬 야산에서 발견됐다. 신 팀장은 “김 씨가 운전면허가 없는데다 거리감이 떨어져 사체를 어렵게 찾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발견 당시 사체는 부패가 많이 진행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부검 결과 또한 사인 불명으로 나왔다. 신 팀장은 “사체 발견 당일 섬 일대 비가 왔다. 게다가 사체를 이불로 감싸고 김 씨가 철판을 올려놨기 때문에 부패가 상당히 빨리 진행됐다”면서 “김 씨의 DNA를 채취해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씨는 살인 혐의, 사체 유기 혐의, 절도 혐의, 무면허 운전으로 인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지난 8일 검찰 송치된 상태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