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멕 라이언의 청초한 매력이 물씬 풍기는 뉴요커들의 영화 <유브 갓 메일(You’ve got mail)>은 대다수 선남선녀들에게 인터넷 이메일에 대한 환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정체를 모르는 사람과 닉네임을 이용해 주고 받는 우정의 대화. 그래서 친해진 익명의 친구. 이 과정을 통해 무르익어가는 애틋한 감정, 그리고 절절한 사랑.
이메일이 전통적인 육필 편지를 대체하고 있는 요즘, 사람들의 일상에는 대체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을까. <유브 갓 메일>에서처럼 통신의 수단만 바뀌었을 뿐 이 수단을 통해 교신되는 휴머니티 듬뿍한 정성과 로맨틱한 감성은 예전과 똑같이 유지되고 있는 것일까.
요즘 인터넷을 통해 수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스팸메일(쓰레기 메일)들을 보면, 수단의 변화는 그 안에 담기는 내용과 감성까지도 변화시킨 게 틀림없다.
편리하게도 클릭 한 번으로 수만 수십만 명에게 한꺼번에 광고 편지를 보낼 수 있다는 점 때문인지 광고글은 내용도 가볍고, 도대체가 인간적 정서라곤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받는 사람의 사정이나 인격은 조금도 배려치 않는 포르노 광고 같은 것은 거의 ‘폭력적’이다. 하루에도 수십 통씩 쏟아져 들어오는 음란물 광고는 제목부터 낯뜨겁다.
낯뜨거운 음란광고 메일은 작성하는 사람이나 아르바이트 삼아 메일로 퍼뜨리는 사람들이나 실로 역겨울 따름이다. 이제 초등학생인 어린 자녀들의 메일함에서 낯뜨거운 포르노 스팸메일들이 발견될 때, 이 나라 통신·사법당국은 대체 무얼하는 사람들인지 분노를 느끼지 않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과연 익명의 세계에서 사랑을 찾는다는 이메일의 낭만이란 98년 멕 라이언과 톰 행크스 사이에서 반짝 꽃을 피우곤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것 아닐까.
음란광고들은 도대체 고전적인 포르노그래피가 나름으로 보여주려고 애써온 원시본능의 표현이라든지 탐미주의 같은 최소한의 명분도 생략하고 있다. 덜컥 ‘오늘 나랑 해요’ ‘오늘은 당신과 사랑을 나누고 싶어요’라는 식이다. 육체는 혹 상품이 될른지 몰라도 사랑이란 감정이 상품이 된다는 건 금시초문이다.
동양의학의 고전에는 무분별한 성교가 몸을 망치고 수명을 단축한다는 경고가 수도 없이 나온다. 섹스를 사고 파는 사람들이 필경 절도있는 성생활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류의 건강을 생각하는 의사라면 당연히 무분별한 음란 메일의 확산에 대하여 경고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화당한의원·한국밝은성연구소 www.daehwad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