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반인들에게 셀레늄이란 여전히 낯선 이름이다.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되지만 많이 있을 필요는 없는 것이 필수미량원소. 셀레늄은 그런 미세영양소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왜 갑자기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일까. 이렇게 호들갑스럽게 열중할 필요가 과연 있는 것일까.
셀레늄(Selenium)은 칼슘, 철분, 아연 등과 같은 미네랄의 일종으로 우리 몸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원소다. 1978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셀레늄을 필수영양소로 인정했고, 1일 권장량을 50~2백㎍(1㎍은 0.001g)으로 설정했다. 최근에는 항암 노화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건강을 위한 필수영양소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셀레늄은 일부러 정제된 것을 먹지 않아도 평소 육류나 생선, 곡물, 낙농제품, 채소 등을 통해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셀레늄이 풍부한 식품은 통밀빵, 새우, 조개, 내장고기, 해조류, 생선, 살코기, 계란, 우유 등이다. 채소 중에서는 브로콜리와 양배추, 마늘, 배추 등에 많이 들어 있다.
특히 브로콜리의 셀레늄은 다른 채소류 속의 셀레늄이 여러 단계의 화학작용을 일으켜야 항암효과가 있는 ‘메칠 셀레놀’로 변하는 것과 달리 단 한 번의 화학작용으로도 메칠 셀레놀로 변화돼 이용성이 높다.
사람들에게 처음 알려진 셀레늄의 효과는 남성들의 생식능력과 관련된 것이었다. 셀레늄은 정자의 생성이나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남성불임증을 막는 효과가 있다. 여성 역시 셀레늄 섭취가 부족하면 유산 위험이 커진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셀레늄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항산화작용으로 인한 노화예방과 항암효과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항산화작용이란 인체 내에서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기능을 말하는 것으로, 항산화제로 유명한 비타민 E보다 2천 배나 효과가 강하다고 한다. 때문에 셀레늄은 비타민 E와 함께 근무력증이나 혈관 질환의 치유를 도와주는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립선암, 대장암, 폐암, 간암, 유방암, 췌장암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셀레늄은 어떤 특정 조직에 대한 항암효과보다는 여러 가지 발암물질의 활성화를 막고,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통해 간접적으로 암을 막아준다.
1996년 미국 의학협회지(JAMA)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매일 2백㎍의 셀레늄을 섭취한 사람은 암발생의 위험이 평균 37%나 감소되었다고 한다. 특히 전립선암은 63%, 대장암은 58%, 폐암 발생 가능성은 46%나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일 셀레늄 섭취량은 보통 43㎍정도로 WHO 권장량에 비해 많이 부족한 편이다.
셀레늄연구로 독일에서 영양생리학 학위를 받은 이명희 박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셀레늄 섭취가 적은 이유는 토양 때문이다.
“셀레늄이란 원래 토양에 섞여있는 성분인데,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70%가 셀레늄 함량이 거의 없는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자연식품속의 함유량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 때문에 한국인은 셀레늄을 의식적으로 섭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양을 먹을 필요는 없다. 셀레늄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중독 증세를 보일 수 있다. 가령 하루 7백50g 이상을 계속 섭취하면 설사 복통 피로와 손발톱 이상, 탈모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셀레늄은 정제된 성분보다는 되도록 자연식품을 통해서 섭취하는 게 이상적이다.
송은숙 건강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