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남성의 계절이라고들 말한다. 우수에 젖은 남성. 바로 가을의 남성상이다. 그러나 우수라는 것은 인간에게 있는 여러 감정의 기능 가운데 슬픔이나 회한 같은 감정을 말하는 것이므로 활달한 상태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감정에서는 모든 기운이 저하되어 단지 조용히 침잠하는 상태가 되기 쉬우므로 성적인 기능과 역할도 침체되기 쉽다.
한방이론으로 볼 때 신기가 허약하거나 비장의 기능이 피로하고 위장에도 습열이 차게 되면 신장의 정기(精氣)가 쇠하게 되므로 성기능도 저하되기 쉽다. 발기가 약화되고 조루가 나타나 성기능 장애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런데 사람의 신기를 허약하게 하는 데는 우울이란 감정이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우수를 안겨주는 가을이야말로 남성에게는 취약한 계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난주 한국 사회는 세계 4위로 올라선 한국인의 자살률이 온통 화제였다. 특히 한창 희망에 부풀어 힘차게 뛰어다녀야 할 20대와 30대에서 자살은 교통사고나 암에 이어 각기 두 번째 사망원인으로 꼽혔다.
자살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금까지 통계로는 자살자의 90% 정도는 우울증의 증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결정적인 상관관계라 단정짓지는 못하겠지만, 이처럼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한국사회에 우울증이 만연해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는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감정이란 기뻐하다가 노할 수 있고, 노한 감정이 사랑으로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슬픔이 너무 오래면 슬픈 상황이 지나가도 좀처럼 슬픈 기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고, 쾌락적인 기분에 너무 젖어있는 사람은 슬픈 상황에서도 도리어 쾌감으로 슬픔을 대신하는 전도된 감정상태를 나타내게 된다. 이를테면 우울증은 사람의 감정이 분노나 슬픔이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탄력을 잃어버린 상태를 의미한다.
이 같은 감정의 오랜 편중은 급기야 신체증상으로 발전된다. 칠정내상(七情內傷)이라 하여 사람이 갖고 있는 일곱 가지 감정의 메커니즘이 어떤 원인으로 탄력을 잃어버리면 곧바로 내부 장기가 손상을 입게 된다. 우울이 만연하는 시기에는 칠정의 손상에 의한 내상으로 남자나 여자 모두 성적 욕구 자체가 시들어버리기 쉽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가을이야말로 얼마나 풍요롭고 로맨틱한 계절인가. 불타는 단풍은 여름의 태양보다 오히려 정열적이다. 일체유심조. 가을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꾼다면 마음에서는 적극적인 감정이 활성화되고 그 감정은 뜨거운 남성을 회복시키는 에너지가 될 수도 있다. 감정을 잘 다스리면서 오장육부의 균형을 잡기 위한 한의학적 처방의 도움을 받는다면 이미 중증이 된 성기능 장애라 하더라도 반드시 개선될 길이 있다.
체중의 변화는 건강상태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다. 특히 중년 이후엔 체중변화가 크면 반드시 질병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대화당한의원·한국밝은성연구소 www.Daehwad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