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나눌 때 뇌에서 솟아나는 주요 호르몬 가운데 첫째는 물론 엔돌핀이다. 쾌감 호르몬인 엔돌핀은 신체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지친 세포들을 자극해 건강을 지켜준다. 특히 엔돌핀의 작용으로 체내 면역세포들이 강화되어 감기를 예방하고 장기적으로는 난치성 질병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언급한 바와 같다.
이에 비하면 도파민, 페닐에틸아민, 그리고 옥시토신 등 세가지 물질은 특히 사랑의 감정 또는 행위와 관련하여 흘러나오는 호르몬들이다. 흔히 ‘큐피드의 화살’에 비유되는 도파민은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 콩깍지를 씌우게 되는 신비의 작용을 하는 호르몬이다. 한번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되면 그 대상의 일거수 일투족이 다 예뻐보이고 감동스럽게 보이는 것도 바로 도파민의 작용 때문이다. 물론 지나치면 환각작용으로 현실감각을 잃게 만든다. 하지만 이 호르몬의 포로가 돼있는 한 그 행복감은 거칠 것이 없다.
페닐에틸아민이 흘러나오면 멀리서 동경심만 갖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다가가 끌어안고 나의 소유로 하고 싶은 충동과 집착에 빠진다. 사랑의 감정에 빠졌을 때, 도파민에 의해 정신이 사로잡힌다면 페닐에틸아민에 의해 몸의 포로가 된다. 거칠 것 없이 행동으로 돌입하려는 용기와 충동은 바로 페닐에틸아민의 작용으로 생기는 것이다.
사랑의 완성 단계에서 흘러나오는 최상의 애정 호르몬은 옥시토신이다. 이 호르몬은 사랑하는 대상을 위해서라면 자기 목숨이라도 아낌없이 내줄 수 있는 지고지순한 ‘순정’을 이끌어낸다.
목숨까지 내줄만한 사랑이란 어떤 것일까. 아기를 사랑하는 엄마의 감정이 바로 그런 것이다. 이 때문에 옥시토신은 ‘모정의 호르몬’이라 불린다. 이 호르몬이 분비되는 단계에서 여성의 몸은 임신 가능한 상태로 활짝 열리게 되고 물고기들은 산란장소를 준비하며 새들은 서둘러 둥지를 짓는다. 산란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모천을 거슬러 올라가는 부모 연어들도 이 순간에는 옥시토신의 지시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
동물에게서 옥시토신을 분비시키는 가장 뚜렷한 스위치는 유두로 알려져 있다. 젖소에게서 우유를 짜기 위해 가장 먼저 유두를 맛사지하고 강하게 자극하는 것도 옥시토신을 분비시키기 위해서다. 실제로 옥시토신류를 한방울만 주사하면 불과 10여초 사이에 젖소의 우유는 절로 흘러나온다고 한다.
갓난 아기가 엄마의 젖꼭지를 물고 자극하는 것은 옥시토신을 촉진하여 풍부한 젖을 얻으려는 본능적 행동이다. 게다가 옥시토신의 작용으로 엄마는 심리적 안정감을 얻게 되고 엄마와 아기 사이에는 헌신적이고 무조건적인 애정관계가 형성된다. 젖먹이에 의해 촉발된 옥시토신은 출산으로 늘어진 자궁의 근육을 수축시켜 원상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자연의 메커니즘은 어떤 의술보다 완벽하여 신비롭기만 하다.
대화당한의원 한국 밝은성 연구소 www.Daehwad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