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학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사진=포스텍 제공
[포항=일요신문] 임병섭 기자 = 유기태양전지는 가볍고 저렴하며 구부리기 쉬워 차세대 기기를 위한 태양전지로 관심을 받고 있지만 에너지 생성 면에서 얇은 반도체막의 빛을 흡수하는 광 흡수율이 너무 낮아 실제 상용화로 이어지기 어려웠다.
포스텍(POSTECH·포항공과대학교)은 화학공학과 오준학 교수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곽상규 교수팀이 광 흡수율을 높일 수 있는 다중 패턴을 가진 플라즈몬 나노구조체를 개발, 태양전지와 광센서로 응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학계는 이번 성과가 유기태양전지나 웨어러블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유기 광전자 소자의 성능을 향상하고 무기물에도 활용할 수 있어 광전자소자 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기태양전지나 유기 광트랜지스터 등 유기 광전자소자는 얇은 플라스틱 기판 위에 만들 수 있어 구부리기 쉽고 가벼우며 얇아 학계와 산업계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광 흡수율이 낮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학계에서는 표면 플라즈몬(금속 표면에 묶여있는 플라즈몬이 빛과 강하게 상호작용해 만드는 준입자) 효과를 유도할 수 있는 나노패턴을 적용하는 연구가 주목을 모으고 있었다.
문제는 이 나노패턴을 전극 층에 여러 패턴을 복합적으로 만들어야 더욱 높은 효율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단일 패턴 기술만 개발됐다는 것.
이에 연구팀은 고온 열처리를 하면 자기조립을 하는 성질을 갖춰 다양한 나노패턴을 만드는 데 이용되는 블록공중합체 리소그래피(식각) 기법과 나노 임프린팅 리소그래피 기법을 조합했다.
블록공중합체인 PS-b-PMMA에 열처리를 해 자기조립을 유도해 기둥 모양의 패턴을 만든 후 이 위에 격자 나노패턴 모양의 도장을 찍는 방법으로 복합 나노패턴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기둥모양과 격자모양을 동시에 갖는 이 나노패턴은 빛을 포획하는 ‘광 포획 효과’와 플라즈몬 효과를 효율적으로 유도해 소자의 광 흡수율을 크게 증가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태양전지는 기존보다 24%, 광센서는 무려 858%나 높아진 효율을 보였다.
이 구조체는 유기물이나 무기물에 모두 적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단시간 안에 저온에서 공정이 가능하고 재사용이 가능해 유기 소자뿐만 아니라 이미 상용화된 무기물 광전자 소자에도 활용할 수 있다.
오준학 포스텍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중패턴 플라즈몬 나노구조체가 광전자 소자의 성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입증한 것”이라며 “차세대 광전자 소자와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상용화 진척에도 크게 도움이 될 원천기술”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나노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 연구단과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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