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대표·이주영 총리’ 솔솔~
하지만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탈당파 무소속 의원들이 일괄 복당하고 친박계 후보가 난립하면서 이제는 섣불리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친박계로선 전당대회에서 승리하기 위해 친박 후보들 간의 교통정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서청원 의원.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친박계가 당권에 집착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가 내년에 치러질 대선 경선을 관리한다는 데 있다. 차기 대표는 대선 경선 룰을 정하는 과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희옥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내부 규정을 손질해 차기 당 대표 권한을 크게 강화시키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다들 쉬쉬하고 있지만 친박계의 가장 큰 목표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내세워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라며 “반 총장은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다른 새누리당 대권주자들을 크게 앞서고 있지만 당 내에 아무런 지분이 없다. 경선 룰에 따라서는 반 총장이 경선에서 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친박계가 당권을 꼭 가져오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누리당 당권경쟁은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최경환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현재 친박계에서는 이주영, 한선교, 이정현 의원 등이 출마선언을 한 상태다. 이제 남은 가장 큰 변수는 ‘맏형’ 서청원 의원 출마 여부다. 그동안 서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친박계 내부에서 출마를 강하게 권유하자 관망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친박계는 서 의원으로 단일화됐을 때 전당대회 승리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본다. 서 의원은 지금까지 8선을 하며 당내에서 두터운 인맥을 쌓아왔다. 친박계 후보 중 서 의원의 조직력을 따라갈 사람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관련, 서 의원이 출마를 결심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다른 친박계 당권 주자들을 입각시키는 방법으로 교통정리를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청와대는 출마를 준비 중이던 이주영 의원을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깜짝 발탁하며 친박계 후보군을 단일화시킨 사례가 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이주영 의원이 차기 총리로 발탁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더 나아가 황교안 총리가 대권 후보군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도 뒤를 따른다.
그러나 이주영 의원은 당권 도전에 강한 뜻을 내비치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서 의원이 끝까지 출마를 거부할 경우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로 이 의원을 꼽는다. 한 친박계 인사는 “이 의원은 비교적 계파 색채도 옅고 해수부 장관을 지내면서 이미지도 좋아졌다. 세월호 사건 때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진도에 살다시피하던 이 의원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며 “자칫 전당대회가 계파 싸움으로 치닫게 될 우려가 있는데 이 의원을 내세운다면 비박계의 반발도 덜할 것 같아 서 의원보다 이 의원을 밀어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고 설명했다.
친박 진영에서는 이주영 카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앞서의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 경선 룰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반 총장에게 유리한 경선 룰이 만들어졌다가는 비박계 반발이 빗발칠 텐데 이 의원이 과연 원안을 관철시킬 정치력이 있는 인물인지 의문”이라며 “청와대가 원하는 인물은 그런 일을 해줄 사람인데 이 의원은 밀어붙이기보단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 갈 사람이라는 평가다. 그런 리더십을 가진 사람을 당권주자로 내세운다면 전당대회에서 이겨도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되물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