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생업전선의 관문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처진 어깨, 숙여진 머리. ‘사내 대장부’라는 말 한마디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뎌냈던 한국 남자들의 기상은 점차로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 같다. 이 전투에서 승리, 적어도 승부와 관계없이 당당하고 만족스런 전투를 치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신감과 긍정적인 의식이다. 우선 집안에서부터 움추러든 어깨펴기를 시작해 보자.
부부생활에서도 낙천적이며 긍정적인 의식은 반드시 플러스 효과를 가져온다. 성기능이 위축된 남성들 가운데는 실제로 자신의 능력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성 자체에 대한 부정적 철학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를 들어 부부관계에서 완벽한 발기가 안됐을 때 “또 실패하면 어쩌나. 아내가 실망할 텐데. 빨리 발기가 돼야 하는데”라는 초조한 기분을 갖게 되면 정상적인 발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한번 실망스런 결과로 끝나게 되었을 때 “실패하고 말았구나”라는 좌절감에 휩싸이면 다음 기회에도 이 좌절감이 정신적 압박 요인이 되어 또다른 실패를 가져올 수 있다. 실패의 경험이 되풀이되는 과정에서 신체기능상 아무런 이상이 없던 사람도 원인모를 발기불능 환자로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창부수다. 아내마저 “당신은 시원찮은 남자야”라고 부정적인 점수를 매겨버리면 그 남편은 차츰 아내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고개 숙인 남자’로 변하고 만다. 만일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여성이라면 “오늘은 피곤한 모양이군. 다음에 잘해줘야 돼”라는 식으로 남편의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진심으로 격려할 것이다.
간혹 과다한 업무에 시달려 파김치가 되었다가도 아내 앞에만 가면 불끈 힘이 솟는다는 남자들도 많다. 필경 그 아내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일 것이다.
입장이 바뀌어도 마찬가지다. 만일 어떤 남편이 아내에게 “당신하고는 재미없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아내의 성에 대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그런 남편을 위해 아내의 몸이 열릴 까닭이 있겠는가. 부부의 섹스는 점점 더 시들해지고 나중에는 살갗 닿는 것조차 혐오스런 관계로 변화될 수 있다.
“육체의 사랑은 정신의 사랑에 비하면 천박하고 추잡한 것이다”라는 철학을 가진 사람 역시 섹스에 열등생이 되기 쉽다. 인간의 몸은 놀라우리만큼 의식의 지배에 충성스럽기 때문이다.
서로의 몸에 대해 칭찬하고 기대하고 또 실망의 표현은 극구 자제하는 배려와 예의를 지킨다면 부부는 서로에 대해 성적인 자신감을 잃게 되지 않을 것이다. 오래도록 잘 지내는 부부 사이에는 반드시 서로에 대한 지극한 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