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새 애인 얼굴 따라’
하지만 고 전 총리가 빠진 빈자리를 정 전 의장이 확실히 채우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무엇이 있다. 정 전 의장의 텃밭이랄 수 있는 전북을 포함한 호남민심이 고 전 총리로부터 정 전 의장에게 곧바로 넘어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부분이 부동층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호남의 부동층은 32.5%로 지난해 말 실시된 조사에 비해 두 배로 증가했다. 더구나 고 전 총리를 지지했던 호남 민심의 상당부분이 이명박 전 시장에게 넘어가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 전 의장은 결국 호남 민심이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정 전 의장 측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지율이 소폭이나마 증가하고 있고 전북과 전남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광주는 아직 이 전 시장이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정 전 의장이 민심을 파고들면서 역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단 지지율 1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명박 전 시장의 행보도 만만치 않다. 또 여권에서 새로운 인물이 나선다면 부동층이 어떻게 돌아 설지 모른다. 현재 여권 내에서도 천정배라는 다크호스가 있고 전남에서 민주당의 세력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호남의 밑바닥 민심은 여전히 냉랭했다. 익산의 한 상인은 “정치 얘기 하지마라”며 손사래를 쳤다.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실망으로 대선과 정치에 대한 말은 아예 입을 닫아버렸다. 열린우리당 전북도당의 한 관계자는 “재집권의 희망이 보이지 않자 지역민들이 돌아선 지 오래다. 서서히 정 전 의장 쪽으로 돌아올지 몰라도 아직은 방황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 지역의 한 기자는 “호남에서도 경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 전 시장이 앞서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역 민심이 어떻게 움직일지 더 두고 봐야한다. 될만한 사람 밀어주자는 지역분위기도 있어 여권의 제3 후보로 누가 나올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지역 민심을 전했다.
김지훈 기자 rapi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