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피부는 예민한 감각기관들로 둘러싸여 있다. 때문에 무엇에 접촉하든지 차갑다, 뜨겁다, 보드랍다, 거칠다 등등의 느낌을 순간적으로 받게 된다. 이 느낌이 뇌에 전달되어 어떤 판단을 하기도 전에 뜨겁거나 차가운 것으로부터 피해 달아날 수 있을만큼 이 감각은 예민하고 그 반응도 즉각적이다.
몸의 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피부가 이처럼 예민한 감각을 갖고 있는 것은 신속하게 위험에 대처하여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몸 안에 있는 장기나 조직들도 감각을 갖고 있다. 입안에 뜨거운 것을 넣었을 때, 순간적인 판단 미스로 이것을 뱉어내지 않고 안으로 삼켜버리면 식도와 위장은 뜨겁다는 느낌을 즉각 전달하여 서둘러 찬물이라도 마시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역시 몸의 보호를 위해서다.
그러나 모든 장기가 이처럼 예민한 감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위장은 외부로부터 섭취한 음식이나 공기가 직접 유입되는 곳이기 때문에 피부에 못지않게 예민하게 감각이 유지되는, 내장으로서는 특이한 기관에 속한다.
외부로부터의 직접적인 자극을 받을 일이 없는 다른 장기들은 대부분 감각이 아주 둔하다. 인체 내에서 생기는 암과 같은 질환들이 거의 초기에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가 위험할 정도로 성장한 뒤에야 발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내부 장기들은 거의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곪을대로 곪은 뒤에야 장기 기능 이상으로 일어나는 다른 파생증상 때문에 종합검진을 받는 과정에서 비로소 질환이 발견되곤 한다.
간과 같은 장기는 대단히 중요한 장기면서도 완전히 파괴되기 직전까지 통증을 전달하지 않아 오죽하면 ‘미련한 장기’라고까지 불리겠는가.
전립선 역시 안으로 문제가 생겨도 신속하고 직접적으로 통증 같은 것을 호소하지는 않는다. 단지 전립선 기능의 이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파생증상, 즉 소변이 시원치 않다거나 느낌이 불쾌하다거나 회음부가 뻐근하다거나 항문과 회음부가 근질거리는 느낌이 있다거나 부부관계시 사정이 시원치 않다거나 하는 증상들을 통해 위험성을 감지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런 증상은 좀 진지하게 느껴지다가도 다시 괜찮아지고 그러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당장 문제가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증상이 완급을 반복하는 사이에 점점 더 병세가 중해지기 쉽다. 전립선 증상에 유사한 느낌이 있다면 급성으로 돌변하기 전에 사전 예방적인 검사와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몸안의 장기는 어린 아기처럼 자신의 문제를 직접 나타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02-557-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