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부츠’ 내년 오픈 등 검증된 ‘1조 마켓’ 대기업들 군침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20~30대 여성의 구매력 증가, 1인 가구 확대,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 증대 등 성장 모멘텀이 많아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올리브영 홍대점 전경. 전영기 기자 yk000@ilyo.co.k
스타벅스와 제휴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신세계는 신규 도입하는 또 다른 글로벌 브랜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부츠는 영미권에서 충분히 검증된 브랜드”라며 “H&B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고, 관련 투자 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리브영을 추격하는 또 다른 도전자는 롯데그룹이다. 롯데는 2013년 드러그스토어 롭스(Lohb‘s)를 론칭하고 영업망 확대에 공을 들였다. 지난 21일 기준 전국 매장 수는 69개로 올리브영(640개)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점포 수 증가율만큼은 업계 최고 수준이란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롭스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장이 16개나 늘었고, 올해 안에 100호점을 내는 것이 목표”라며 “도심 번화가 등 올리브영이 미리 입점한 지역에선 (올리브영보다) 더 큰 매장을 임대해 상품 구성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H&B 시장의 성장은 올리브영의 매출 증대와 궤적을 같이 한다. 유통업계는 지난해 H&B 시장의 총 매출 규모가 이미 1조 원을 넘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0년 2119억 원이었던 올리브영의 매출은 2011년 3075억 원, 2012년 4578억 원을 기록한 뒤 2013년 5528억 원, 2014년 6291억 원까지 급등했다. 지난해에는 연매출 7576억 원, 영업이익 401억 원으로 각각 창립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최근 성장세가 올해까지 이어진다면 연매출 1조 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돈이 되는 사업에 대기업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울 정도다. 신세계는 2012년 론칭한 자사 드러그스토어 브랜드인 분스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부츠 도입을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분스 강남점의 경우 지난달 폐쇄를 결정했다”며 “남은 4개 매장도 차례로 철수한 뒤 부츠 가맹 사업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세계에 비해 후발주자에 속하는 롯데는 백화점 판매 전략을 고수해 온 뷰티 브랜드 크리니크(에스티로더)를 입점시키며 유통 강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롭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단독 브랜드 유치로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부츠(사진 아래)는 영미권에서 충분히 검증된 브랜드”라며 “H&B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고, 관련 투자 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리브영의 ‘맞수’로 불렸던 왓슨스는 어느덧 선두 경쟁에서 밀려났다. GS리테일은 2004년 홍콩 허치슨그룹의 자회사 왓슨(Watsons)과 합작법인(GS왓슨)을 설립하고 H&B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높은 매장 임대료에 따른 지속적인 영업손실은 사업 확장의 걸림돌이 됐다.
2005년 32억 원의 매출 가운데 3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왓슨스는 2006년과 2007년에도 각각 49억 원, 3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왓슨스는 2013년 910억 원, 2014년 1085억 원, 2015년 127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각각 99억 원, 67억 원, 6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GS리테일은 2014년 8월 GS왓슨스의 사명을 왓슨스코리아로 변경하며 관련 시장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롭스와 부츠가 본궤도에 오르면 자칫 업계 2위 자리마저 내줄 수 있다. 또 올리브영은 왓슨이 일부 경쟁력을 보였던 지하철 상권, 테마파크 등에 입점해 ‘CJ 영토’를 더욱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왓슨스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사실상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각 유통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독주체제를 구축한 올리브영은 비교적 여유로운 분위기다.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20~30대 여성의 구매력 증가, 1인 가구 확대,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 증대 등 성장 모멘텀이 많아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현재 우리가 강점을 보이는 뷰티뿐 아니라 헬스케어 부문과 입점 브랜드 강화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co.kr